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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이냐 '베이비스텝'이냐…고민 깊은 한은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7.06 17:50:401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6인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6%대 물가와 1300원대 환율만 보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묵언 기간에 돌입했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개인 의견이 표출돼 시장에 혼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금통위원은 물론이고 한은 임직원 모두 통화정책과 관련된 언급을 피하는 기간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 수장 회동이 있었던 4일부터 말을 아끼고 있다. 문제는 물가나 환율·유가 등 각종 경제지표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면서 어느 때보다 금통위 결정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 추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 만큼 금리 인상은 확실하지만 인상 폭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다수 기관은 각종 물가 지표를 근거로 금통위가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24년 만에 6%대로 올라서면서 과감한 대응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나 오른 것은 한은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모건스탠리 등 국제 기관들도 빅스텝 가능성을 전망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이달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과 이로 인한 환율 불안도 빅스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지 않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만 밟아도 금리는 역전된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환율 불안 우려도 크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로 올해만 외환보유액이 248억 달러 넘게 줄어든 만큼 원화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면 빅스텝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과 국제 유가 급락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overkill)’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무엇보다 186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가계 금융 비용 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봤다. -
현대硏 “6%대 물가에 소비절벽…한은 빅스텝 불가피”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7.05 11:00:00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로 소비가 침체되는 ‘스티커 쇼크’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 연준)의 금리 인상과 물가 급등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단행이 불가피하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졌다는 진단이다.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스티커 쇼크와 과잉 대응’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고물가와 이에 따르는 경기 침체 우려”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급격히 오르면서 각 경제 주체의 의사 결정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경제고통지수 급등을 유발하면서 서민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5월 기준 경제고통지수는 8.4포인트(소비자물가 상승률 5.4%+실업률3.0%)로 2001년 5월(9.0포인트)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방역 해제로 보복 소비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스티커 쇼크’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스티커 쇼크는 미국 소비자들이 예상을 넘는 가격 급등에 충격을 받는다는 의미로 매장 내 제품 가격을 표시하는 스티커에서 유래된 용어다. 한은이 조사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하는 등 소비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소매판매액지수도 5개월째 감소세다. 문제는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과 물가 급등으로 한은 금통위가 긴축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한은 역할론이 강조되는 상황인 만큼 빅스텝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경착륙할 경우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 침체를 유발하는 ‘오버킬(과잉 대응)’과 이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국면 진입을 우려했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에 따른 고물가 고착화 방지 목적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통화정책의 과잉 대응에 따른 가계부채 경착륙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워드 가이던스(금통위원들의 기준금리에 대한 점도표 또는 중간값 제시 등) 도입을 통해 소통을 확대해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라며 “다만 과도한 금리 인상은 가계의 구매력 고갈을 유발해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인상 속도의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
단기부채 11% 늘어난 대기업들…빅스텝 땐 '곡소리' 예고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07.01 06:00:00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1년 내 상환해야 할 부채가 1년 만에 11% 증가했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채까지 대폭 늘면서 기업들이 긴축 경영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악화된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 기업의 투자마저 줄어들면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서울경제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금융회사, 한국전력 제외)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유동부채는 올 3월 말 기준 396조 741억원(연결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357조 5666억원에 비해 38조 5075억원(10.8%) 늘어났다. 유동부채는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로, 이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의 단기상환 부담이 높아진다. 유동부채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신규 투자가 지속 발생하는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비교적 많이 늘었다.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 유동부채가 1년 새 약 70%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무려 200% 이상 급증했다. 해외 배터리 공장 증설 중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는 각각 45%, 35%씩 늘었다. 20개 기업 중 유동부채가 줄어든 기업은 기아, 두산에너빌리티, LG 등 3곳에 그쳤다. 재계에서는 7월 중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경우 이자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은 신규 투자를 줄이고 비용을 감축하는 등 긴축 경영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8.0%는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투자에 소극적이 되면 주요 그룹의 미래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수익성이 확실하지 않은 기업일수록 금리인상에 따른 피해를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배터리 산업의 경우 매출 성장률은 높지만 리튬·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영업이익률이 한자릿수에 그치거나 적자를 내고 있다. 금리에 따른 피해까지 겹치면 지금과 같은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나가는데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외에 바이오, 플랫폼 등 부채가 크게 늘어난 분야의 대기업들도 높아진 이자 부담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동부채는 지난해 3월 5574억원에서 올해 3월 1조7481억원으로 1년 만에 214%나 뛰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 및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재원 약 3조2000억원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늘었다. 카카오(035720)는 같은 기간 3조336억원에서 5조6498억원으로 86.2% 증가했다. 금리 인상 추세가 길어지면 빚을 못 갚는 대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 전경련은 금리가 3%포인트만 인상돼도 대기업의 35% 이상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기업 한계기업 비중이 27.6%와 비교하면 단번에 8%포인트 가량 급증할 것이라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기업의 재무 리스크가 가중됐다”며 “원재료 수입 비용과 이자 비용이 모두 증가하고 있어 기업들은 전반적인 비용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대인플레 4% 육박 '금융위기 수준' 위협…빅스텝 가까워졌다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9 17:55:03향후 1년 뒤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 올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7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가장 우려했던 기대 인플레이션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임금·물가 연쇄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꺾기 위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대 상승 폭으로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4%를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6월∼2009년 7월(최고 4.6%),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1년 4월∼2012년 3월(최고 4.3%) 두 기간뿐이다. 이번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4%를 돌파해 당시 최고점을 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 인식도 4.0%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오르고 국제 식량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이 이어지자 물가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특히 외식비를 비롯한 체감물가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팀장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이 과거에 비해 속도가 빨라 물가가 5% 이상 오를 것으로 보는 답변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물가가 계속 오른다는 생각이 들면 가계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해 물가가 다시 오르는 ‘임금·물가 악순환’이 반복돼 나타날 수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실제 물가 상승세를 꺾어야 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금리 인상 속도다. 한은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빅스텝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빅스텝을 외면하기 어려워졌다. 빅스텝을 하지 않고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그치면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빅스텝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시장 금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 기준금리가 6개월 뒤 3.0%에 이를 것으로 봤다. 연말 3.0%가 되려면 빅스텝 한 번을 포함해 남은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려야 한다. 신영증권도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 등을 근거로 “다음 달 금통위의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되기 시작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교역 조건도 14개월째 나빠졌다. 5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5.3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6%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5월에 물건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건은 0.85개라는 의미다. 교역 조건이 나빠질수록 국민 실질소득이 줄고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등 경제 기초 체력이 약해진다. -
빅스텝 더 가까워졌다…6월 기대인플레 3.9%, 10년 만에 최고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9 06:00:00향후 1년 뒤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3.9%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 상승해 2012년 4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꺾기 위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9%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역대 최대 폭 상승으로 2012년 4월(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도 4.0%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오르고 국제 식량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공급망 차질까지 이어지면서 물가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다. 특히 외식비를 비롯한 체감물가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이 현재 물가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에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이나 금리 인상은 과거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체감물가도 반영되면서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봤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JP모건 등 7월 빅스텝 예상 기대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가계는 비용 부담으로 인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는 ‘임금·물가 악순환(wage price spiral)’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물가에 기대인플레이션이 반영되기 시작한 만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한은이 다음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정액급여 중심의 임금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다음 달 빅스텝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블룸버그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시장 금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 기준금리가 6개월 뒤 3.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남은 네 번의 금통위에서 빅스텝 한 번,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세 번을 예상한 것이다. JP모건도 다음 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심리 얼어붙고 집값 전망도 하락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되기 시작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소비심리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CCSI 하락 배경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성장 둔화, 주요국 금리 인상, 물가 상승세 지속 등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뿐 아니라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심리도 크게 꺾였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3포인트 하락해 98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16포인트)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지급 부담이 늘어나면서 집값이 더 오르기 힘들 것으로 보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으로 금리수준전망 CSI는 149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
기준금리 인상 러시…노르웨이, 20년 만 처음으로 '빅스텝'
국제 국제일반 2022.06.24 10:53:30세계 각국에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노르웨이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고, 멕시코 역시 중앙은행 독립 이후 사상 첫번째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23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50bp) 인상했다.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폭이다. 이로써 노르웨이 기준금리는 0.75%에서 1.25%로 올랐다. 나아가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오는 8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금리 인상은 가파른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성명에서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 정도로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확실히 높은' 정책금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5.4% 올라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아울러 위원회는 "노르웨이 통화 크로네가 약세를 보이는 등 경제의 (인플레이션) 수용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그 와중에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빠르게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려했다. CNBC는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최종적으로 약 3%까지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같은날 멕시코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7%에서 7.75%로 인상하기로 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1994년 독립한 이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멕시코 일간 엘피난시에로는 전했다. 멕시코는 지난해 6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를 총 3.75% 포인트나 올렸지만 물가 상승세는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멕시코의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7.88%로 중앙은행의 목표치(3%)를 크게 웃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 주요 38개국·지역에선 올해 상반기 80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3월 25bp 인상을 시작으로 5월과 7월에 각각 50bp, 75bp 인상을 단행했다. -
빅스텝 발목 잡는 변동금리…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이유는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3 06:00:00“우리가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하는 것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나 이것을 통해 환율에 주는 영향, 또 사실 우리는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그것이 가계 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빅스텝을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물가만 보지 않고 경기나 환율, 가계대출까지 보고 결정하겠다며 변동금리를 언급했다. 이후 ‘복합위기’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도 “우리나라는 변동금리부 채권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물가를 제어하기 위해서 금리가 올라갈 때 이자 지급 부담이 커져서 취약계층의 소득 불평등이라든지 이런 문제도 같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재차 변동금리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라며 강하게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유독 빅스텝만큼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물가뿐 아니라 경기 상황이나 환율, 가계부채까지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셈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두 차례 강조한 만큼 향후 빅스텝 결정에 있어서 주요 고려사항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으면 대출금리 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높아지고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진다. 특히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부실위험은 확대된다. 한은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 비중은 1분기 말 전체 차주의 6.3%로 전년 말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자산가격 조정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금리마저 급격히 올리면 버틸 힘이 남지 않은 취약차주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출 받는 입장에서 앞으로 시장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엔 고정금리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금리 수준이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은행이 금리 변동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고정금리 대출에 프리미엄을 붙이기 때문이다. 자금 필요기간, 시장금리 변동, 대출상품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신에게 유리한 대출 방식을 선택한다. 한은은 물론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를 포함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요즘 같은 상황에는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 예상되므로 고정금리가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은 통계를 살펴보면 4월 고정금리 신규대출 비중은 19.2%로 올해 1월(23.7%) 대비 오히려 4.5%포인트나 낮아졌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규대출자 5명 중 4명은 변동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는 셈이다. 잔액 기준으로도 고정금리 비중이 23.8%에서 22.7%로 1.1%포인트 떨어졌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16년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낮지 않았다. 정부도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고 차입자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2015년 4월은 전체 대출의 73.4%가 고정금리일 정도로 많았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16년 50%대, 2017년과 2018년 30~40%대 수준으로 점차 떨어지다가 2019년 40~50%대로 다시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30~35%대로 낮아지더니 2021년 20%대 아래로 급락했다. 변동금리 선호는 코로나19 초저금리와 맞물리면서 더욱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질 뿐 아니라 저금리 상황이 오래 갈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채 5년물 등 고정금리 지표금리가 오르는 속도가 코픽스 등 변동금리 지표금리 상승 속도보다 빨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도 확대된다. 최근 주택금융공사 조사에 따르면 변동금리 선호가구 88%는 금리 격차가 0.5%포인트 이내로 줄면 고정금리를 선택한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동금리 선택이 늘고 있는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은은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가 하반기부터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안심 전환 대출’을 시행하면서 고정금리 비중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으면 고정금리가 나은 선택”이라면서도 “변동금리 대출이 고정금리 대출보다 이자율이 낮다는 것 이외에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창용 "물가중심 통화정책"…'빅스텝'에 한발 더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2.06.21 18:24:49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과거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세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한미 간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통화 당국 수장으로서 이전보다 좀 더 열린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기사 10면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설명회에서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 유가 상승세 확대 등의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지난달 전망(연 4.5%)을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4%대 후반의 고물가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올해 물가 상승률을 기존 3.1%에서 4.5%로 끌어올렸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전망치를 다시 높인 것이다. 이 총재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호작용이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총재는 다음 달 금통위의 빅스텝 단행 여부에 대한 질문에 “물가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경기와 환율에 끼치는 영향, 가계의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격차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 다른 주요국 간 금리 차이와 환율, 자본 유출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영끌·빚투 어쩌나…이창용 "물가 꺾일때까지 금리인상"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1 18:02:04한국은행이 불과 한 달 만에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넘게 상향 조정한 것은 최근 대외 여건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등으로 올해 물가는 2008년(4.7%)을 넘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왔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하겠다”며 사실상 다음 달 13일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환율에 가계부채 등 지표를 살펴보고 금융통화위원들과 상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전격적으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만큼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물가 정점을 올해 3분기로 예상한 만큼 최소한 7월과 8월까지 금리를 올려 사상 초유의 4연속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지난달 전망치(4.5%)를 한 달 만에 고쳤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불과 4주 동안 대외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앞으로 환율과 민간 소비가 물가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2008년 물가 급등기 때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에도 글로벌 금융 불안에 환율이 올랐으나 최근에는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나타나는 달러 강세로 원화 약세 흐름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등으로 외식을 중심으로 근원물가 상승세도 확대됐다. 국제 식량 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식물가는 내년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이 1% 오르면 외식물가는 3년 동안 0.14% 상승한다. 2008년 3분기(5.5%) 이후 처음으로 분기 단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대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 총재는 “시장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물가 수준이 5% 중반일지 6%를 넘어갈지 예단하기 이르다”면서 “다음 금통위까지 아직 3주의 시간이 있는 만큼 새 정보를 보고 (연말 금리 수준 등)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텝 단행 여부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이 총재는 “빅스텝은 물가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경기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 이자 부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의)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나오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함께 적절히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이후 한은도 빅스텝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JP모건은 한은이 7월 빅스텝을 단행한 뒤 8·10·11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감안하면 7월 금통위에서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
물가 중심 통화정책 강조한 이창용 “빅스텝, 물가만 볼 수 없어”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21 11:36:49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세가 꺾일 때까지 최소한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예고했지만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여부는 시간을 두고 금융통화위원들과 상의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상황 설명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제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4.7%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환율이나 수요 회복 등 여건을 봤을 때 과거 물가 급등기인 2008년(4.7%)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이 총재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금통위 이후 4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간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유가가 금통위 직전 109달러 수준에서 6월 들어 평균 120달러 내외로 크게 상승해 지난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 폭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물가가 더욱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의 물가 흐름은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상승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전반적으로 상방 위험이 우세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발 공급 충격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전망기관들도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국제 식량 가격도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 현상은 하방경직적이고 지속성이 높은 특성으로 영향이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글로벌 공급망도 회복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으면 빅스텝을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빅스텝을 하느냐 안 하느냐라는 것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가 올랐을 때 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과 환율에 주는 영향도 봐야 하고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대출도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까지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원과 상의해서 적절합 조합을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추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하겠다는 것이 포워드 가이던스이고 양과 속도에 대해서는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적절히 판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갈 가능성은 판단하기 이른 시기라고 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한은은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해외 변화가 국제 금융시장이나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물가 수준이 5% 중반일지 6%를 넘어갈지 예단하기 이르다”라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
[뒷북경제] 빅스텝 하자니 경기·부채 걱정, 안 하자니 물가가 고민
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18 14:00:00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빅스텝(0.50%포인트) 여부를 선택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이미 시장 관심은 7월 13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올릴지 말지가 아니라 빅스텝을 할지 말지로 옮겨갔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빅스텝을 한 적 없는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금리가 같아진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다음 금통위까지 3~4주가 남았기 때문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시장 반응을 보고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은에서 처음으로 빅스텝 불씨를 지핀 장본인이지만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입니다. 한은은 앞서 연말 기준금리가 2.50~2.75%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올해 남은 네 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은은 7·8월과 10월·11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4~5월부터 최대 6번 연속 금리를 올리는 것도 이례적인데 유독 빅스텝만큼은 조심스럽습니다. 한은이 빅스텝을 고민하는 첫 번째 이유는 경기 둔화 가능성입니다. 9일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빅스텝 질문에 “물가가 조금 더 오르고 있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경기 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나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생긴 부작용, 중국 경기 둔화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이 적절하다고 평가한 이유로 경기 측면을 고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한은(2.7%)보다 낮출 만큼 경기 둔화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가계부채를 들 수 있습니다. 1분기 가계부채는 1752조 7000억 원입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까지만 해도 196.2%였는데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4분기 220.8%로 급증했습니다. 민간신용 증가율은 10%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가계대출의 78%(잔액 기준)가 변동금리 대출인 만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도 큽니다. 한은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그만큼 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가계 이자 부담이 3조 3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빅스텝이라면 한 번에 6조 6000억 원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빅스텝으로 기업 대출 금리도 급격히 상승한다면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기업 경영 어려움이 가중돼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도 한은이 빅스텝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물가 때문입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가장 높습니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한 번에 1.4%포인트나 높였습니다. 이는 2008년 7월 전망한 4.8%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물가 상승세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8일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각각 123.58달러, 122.11달러로 120달러를 넘었습니다. 두바이유도 118.94달러(10일)까지 올랐습니다. 국제유가 상승 폭이 확대된 만큼 월 단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큰 상황입니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은 한은이 전망한 4.5%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도 주목해야 합니다. 일반인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3%로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 경제주체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비용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은은 이미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잡기 위해서는 빅스텝 등으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방지해야 합니다. 한미 금리 역전도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미 연준(1.50~1.75%)과 한은(1.75%)의 정책금리는 같습니다. 미 연준이 다음 달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를 올리겠다고 예고한 만큼 정책금리는 2.0~2.25% 또는 2.25~2.50%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7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0%가 되면 한미 금리가 역전됩니다. 미 연준이 연말 금리를 3.4%까지 예상해 한미 금리 역전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출될 수 있습니다. 금통위서도 어느 정도 내외금리차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다만 한은은 과거 한미 금리 역전 사례 등을 봤을 때 급격한 자금 유출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 달 회의까지 금통위 내부에서는 빅스텝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5월 금통위부터 이러한 조짐이 감지됩니다. 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연속 인상에 따라 국내 경기회복세 둔화, 민간부채의 상환 부담 증가, 취약부문 부실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나 여러 지표를 점검해 본 결과 아직 감내할 수준”이라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빠르게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빅스텝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대로 속도 조절을 주문한 금통위원도 있습니다. 해당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같은 총량 지표뿐 아니라 과거 성장 추세에 비해 크게 뒤처진 부문의 회복 여부에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하면서 성장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가 다음 회의까지 3~4주 동안 각종 지표를 보고 빅스텝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만큼 당분간 물가나 성장 지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달 29일 나오는 6월 기대인플레이션과 다음 달 5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6월 소비자물가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나올지 봐야 합니다. -
[사설] 미국發 고강도 긴축 파고, 정교한 복합처방으로 넘어라
오피니언 사설 2022.06.17 00:01:01미국이 고강도 긴축에 돌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75∼1.00%에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1981년 이후 최악으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28년 만에 최대 폭 금리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동원한 것이다. 연준은 7월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로 현재 1.75%인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 정책금리 상단(1.75%)과 같아졌고 다음 달에는 금리 역전 현상마저 우려된다. 이렇게 되면 해외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고 원·달러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한국은행이 7월에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이미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7%대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1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자산 버블 붕괴 속에 19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부채가 시한폭탄으로 돌변해 연쇄 부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당국은 진퇴양난의 복합 위기에 몰린 셈이다. 재정·통화·금융 수장들은 16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물가 안정에 주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해외발 요인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만으로는 물가를 잡기 어렵다. 이럴수록 세제 지원과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물가 및 서민 생활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외환시장의 안전판으로 작용할 한미 통화 스와프도 서둘러 추진해 수입 물가를 안정시키고 해외 자금 이탈을 막아야 한다. 금리를 어느 정도 올리면서 가계 부채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도록 방파제도 쌓아야 한다. 지금은 물가 상승과 가계 부채 폭탄, 경기 침체의 삼각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 어느 때보다 정교한 복합 처방이 절실한 때다. -
주담대 금리 7% 시대 열렸다…"연내 8%까지 오를 듯"
경제 · 금융 은행 2022.06.16 17:25:57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5대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상단 금리가 연 7%를 넘어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우리은행의 5년 혼합형(5년 후 6개월 주기로 금리 변동) 주담대 금리는 5.41~7.09%, 5년 변동형(5년 후 5년 주기로 금리 변동) 상품은 4.79~7.07%로 고정형 상품 모두 상단 금리가 7%를 넘었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주담대 고정금리 7% 시대’가 현실화된 배경은 주담대 상품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발작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직전 3영업일 금융채 금리의 평균을 고정형(혼합형) 주담대의 금리로 산출해 가산금리를 더한다. 이에 따라 이날 금리는 13~15일까지 금융채 AAA등급 금리(민평 평균 기준)의 평균인 4.006%가 기준이 되는 가운데 3일간 금리 상승 폭은 0.123%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전날 금융채 금리는 올 들어 처음 4%를 넘어서면서 4.082%를 기록했다. 금융채 금리는 대내외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을 받으며 급등세를 타고 있다. 미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나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의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다 보니 국내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무서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채 금리 인상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다음 주에라도 고정형 주담대 상단 금리가 7.5%까지도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은행 4곳의 고정금리도 빠르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33~6.533%다. 이미 하나은행이 판매하는 고정형 상품 금리(5.233~6.533%) 상단이 6% 중반대인 만큼 7% 기록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상승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 압박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만약 서울에서 13억 원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원리금 균등(대출 기간 30년) 방식으로 최대 4억 4000만 원을 대출받을 경우 대출 금리가 연 4.33%일 때는 매달 원리금 220만 3348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금리가 7%로 높아지면 부담해야 할 대출금은 72만 3983원 늘어난 292만 7331원이다. 차주들의 대출 선택권이 좁아진 점도 또 다른 고민거리다. 지금처럼 대출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지만 변동금리와 최대 약 2%포인트 가까이 금리 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일례로 우리은행의 변동형(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4.28~5.26%로 고정형과 비교했을 때 상단 금리가 1.83%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 때문에 당장 이자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주기가 짧아 금리 변동 불확실성이 큰 변동형 주담대로 소비자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
이미 같아진 한미 금리…한은, 사상 첫 '빅스텝' 밟나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2.06.16 17:24:25미국이 고삐 풀린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나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장 다음 달에도 연거푸 자이언트스텝을 이어가면 미국 금리 수준이 한국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현실화한다. 이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수입 물가 자극 등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통해 잇따라 금리를 올려 연말 3.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가파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계부채와 기업 조달 비용 급증으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어 통화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이 15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서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금리 격차는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상단 기준으로는 양국 금리 수준이 이미 같아졌다. 더욱이 이달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전까지는 양국 금리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문제는 미 연준이 다음 달에도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기정사실화됐다는 점이다.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더라도 바로 2주 뒤 미 연준이 빅스텝만 밟으면 미국(2.25%) 금리는 한국(2.00%)을 추월하게 된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중인 미국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이면서 올해 말로 예상했던 양국 금리 역전 시점이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연준이 이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게 될 경우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연준 위원들이 올해 말 금리 수준이 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만큼 금리 역전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보다 높은 금리를 좇아 이동하는 국제 자본의 특성상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이 불가피하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한국에 대한 자본 투자가 줄고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과거 세 차례의 금리 역전 시기에 외국인 자금이 오히려 순유입됐던 만큼 기우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 가장 최근 금리가 역전됐던 2018년 3월부터 2년간 외국인 자금은 주식에서는 이탈했지만 채권 투자가 늘면서 313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2018~2019년과 달리 지금은 환율이 1300원 가까이 치솟고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금리 역전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은이 다음 달 금통위에서 빅스텝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에 점차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은은 1950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빅스텝을 밟은 적이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이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한은도 사상 첫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연말까지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3.0%에 도달하게 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6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빅스텝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 금통위까지 3~4주간의 시장 반응을 보고 인상 폭을 결정할 것”이라며 “금리 격차보다는 외환·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열리지 않는 6월과 9월 중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한 바 없다”고 답했다. 한은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경우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가계와 기업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부채가 1900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대출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며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 기업 역시 조달 비용이 늘면서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금리 정책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13년만에 주담대 금리 7% 돌파…영끌족 비명 커지나
경제 · 금융 은행 2022.06.16 10:08:24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5대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7% 금리가 등장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상단 금리는 모두 7%를 넘었다. 5년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5.42~7.10%이며 5년 주기로 금리가 변하는 5년 변동 주담대는 4.80~7.08%다. 주요 시중은행 중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치솟은 영향이다. 최근 미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나 한꺼번에 올리면서 한국은행도 빅스텝 조정이 불가피 하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국내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채 금리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금융채 AAA등급 금리(민평평균 기준)는 4.082%로 14일(3.977%) 보다 0.105%포인트 더 올랐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빠르게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하나은행 주담대 상단 금리도 6%를 넘어선 상황이다. ‘7%주담대’가 현실화 된 만큼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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