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경제 · 금융  >  정책·세금

[뒷북경제]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간 동남권 신공항

결국 총리실서 재검토···총선 앞두고 3년만에 사실상 백지화
장기 표류 우려 속 소모적 지역갈등과 혼란 재연되나
표심 의식해 정부가 무리수 둔다는 비판도

  • 황정원 기자
  • 2019-06-22 15:00:00
  • 정책·세금
[뒷북경제]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간 동남권 신공항
뒷북경제

“동남권 신공항은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입니다”

시계를 3년 전으로 돌린 2016년6월21일 오후3시. 부산·울산·경남과 대구시, 경북 등 동남권 5개 지자체를 포함해 전 국민의 눈이 TV로 모아졌습니다. 10년 넘게 지역 갈등을 일으키며 논란이 됐던 사안이 결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동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보고회’를 통해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더 넣는 ‘김해신공항’이라는 결론을 발표했고 TV생중계를 통해 전국에 전달됐습니다. 다소 의외의 결과에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주장했던 이들의 한숨은 컸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2011년에 이어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2019년6월2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지사는 김해신공항 검증 논의를 국무총리실로 이관하기로 전격 합의했습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외국 전문기업까지 불러 힘겹게 결론을 내린 것이 사실상 백지화 된 것입니다. 김 장관은 국토부 서울사무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와 만나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써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그 검토결과에 따르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뒷북경제]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간 동남권 신공항
김현미(오른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토교통부 서울사무소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등과 김해신공항 관련 현안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지방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부·울·경 단체장들은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국토부가 결정한 김해신공항 확장안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김해신공항이 소음, 안전문제에다 경제성, 확장성 부족으로 관문 공항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24시간 안전하게 운영되는 관문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계획 철회를 주장했습니다. 기존 안에 “문제가 없다”며 강행 입장을 밝혀왔던 국토부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유력 지자체장들이 재검토를 압박하자 결국 물러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2월 부산 방문 때 ‘총리실 검증’을 언급하면서 재검토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강한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옵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영남권 5개 광역시·도가 합의도 하지 않았는데 김해공항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김부겸·홍의락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도 “정권 바뀌었다고 합의를 깨나”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뒷북경제]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간 동남권 신공항
주호영 회장 등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의원들이 21일 오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남권 신공항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식 검토를 지시하면서 추진됐습니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 후보지로 압축됐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3월 두 곳 모두 후보지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건설 자체가 백지화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다시 공약으로 내세웠고, 정부는 2016년 6월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을 확정했습니다. 국토부는 당초 2021년 김해신공항 착공에 들어가 2026년 공항 건설을 마친다는 일정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국무총리실은 조만간 국토부로부터 동남권 신공항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재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난 수년간 해온 논의를 다시 시작하면서 사업이 늦어지고 지역주민 피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신공항 사업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입장이 첨예해 향후 전문가 구성에서부터 검토 시기와 방법 결정, 결론을 내리기까지 곳곳에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져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부가 절차를 거쳐 결정한 정책이 정치 논리에 따라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지적과 함께 총선 표심을 의식했다는 비판이 강합니다.

총리실에서 앞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국토부가 내린 결론을 총리실이 뒤집을 경우 정부가 표를 의식하고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간 부울경과 대구시, 경북 등 동남권 5개 지자체가 세 차례나 합의했다가 번복했던 일이 재차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승복하겠다고 합의문을 발표한 뒤 또 다시 정책혼란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은 사회적 비용만 늘어나는 것을 초래합니다.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소모적인 지역갈등이나 혼란이 더 이상 재연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