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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도 0.3%P 대폭 하향..."경기,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

[한은 기준금리 전격 인하]
수출·투자부진 이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0.7%로↓
美보다 앞서 이례적 단행 8개월만에 기축서 완화로
이주열 "통화정책만으론 한계 구조개혁도 병행을"

  • 박형윤 기자
  • 2019-07-18 18:08:02
  • 정책·세금
잠재성장률도 0.3%P 대폭 하향...'경기,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
이주열(왼쪽)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직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이호재기자

잠재성장률도 0.3%P 대폭 하향...'경기,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

잠재성장률도 0.3%P 대폭 하향...'경기,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

18일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미국 금리 인하→한국 인하’라는 기존 통화정책의 공식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항상 ‘자본유출 우려’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미국의 금리 수준을 무시하고 단독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달 미국의 금리 인하가 확정적이라고는 하지만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성장률을 대폭 하향한 것은 우리 경제가 자칫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日 보복 영향 반영=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장률 하향에 대해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주로 반영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서도 “성장세와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3개월 전 0.4%로 내다봤던 설비투자 증가율을 -5.5%로 대폭 낮춰잡았다. 하반기 반도체 수출 회복에 힘입어 2.7%로 예상했던 수출증가율도 0.6%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증가율을 반영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도 올해 600억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무역보복의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도 당초 3·4분기에서 4·4분기로 늦춰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일본의 수출규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로 전망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경제주체의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등 하방 리스크로 고려해 투자와 수출 전망을 낮추는 식으로 반영했다”고 말했다. 민간소비 역시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소비심리 개선 지연 등으로 지난해보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계소득은 제조업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명목임금 상승률도 낮아지면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2%로 4월 전망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더 심각한 것은 한은이 잠재성장률까지 대폭 하향한 점이다. 한은은 이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5~2.6%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기존 공식 추정치 2.8~2.9%보다 0.3%포인트 하향한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 여건뿐 아니라 주력산업의 경쟁력 붕괴 등 우리 내부의 성장동력 저하도 심각하다는 한은의 경고인 셈이다.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이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해 “금융안정에는 부정적”이라고 했다.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은 하반기로 예상했던 경기회복 시기를 사실상 내년 상반기로 늦췄다. 반도체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조사국은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에 ‘주요 현안점검’ 사안으로 게재한 ‘최근 국내 정보기술(IT) 제조업의 동향 및 전망’ 분석에서 “올 하반기 중 국내 반도체 생산은 당초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내수 둔화, 화웨이 사태 등으로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가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일본 수출규제로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장은 오는 10월 내지 11월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로 정책 여력이 줄었지만 어느 정도는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긴 것은 올해 안에 추가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의 경기둔화는 상당 부분 공급 충격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급 충격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려면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하는데 과거처럼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향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 폭에는 제한이 있는 만큼 규제 완화 등 주력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능현·박형윤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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