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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창]韓증시 변수, 더 이상 '반도체·외국인'이 아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투자의창]韓증시 변수, 더 이상 '반도체·외국인'이 아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 경제와 증시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전체 수출 실적이 좌우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한국 증시 부동의 투 톱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문제라는 지적이 오랫동안 있었지만 반도체라는 먹거리가 없는 한국 경제를 상상하면 한편으로는 아찔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반적인 경기와 주식시장의 반전 포인트를 반도체 경기에서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반도체 메이저 기업들의 향후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는 2020년 업황이 적어도 2019년보다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데 맞춰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서 다시 한국 증시의 봄날이 올까.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합리적이라고 보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들의 결핍이 커 보인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미 31%와 36%의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7~2018년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기록했던 사상 최고 주가 대비 삼성전자는 89%, SK하이닉스는 86%까지 올라왔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두 종목이 급등세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2%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를 제외한 종목들의 주가 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의 21개 업종 지수 중 15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코스피를 계산해보면 10월16일 기준 1,690포인트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는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미 주가 조정이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일방적인 비관론을 앞세울 일은 아니지만 장기 추세의 붕괴는 반도체 이외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매우 냉담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 증시의 또 다른 결핍은 한국 투자가들의 한국 주식 외면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들 때도, 날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바이코리아’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올해도 3조4,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최근 10년 동안 7개년에 걸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78조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요즘보다 훨씬 강했던 2000년대 초반의 10년에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기록했던 해가 5개년이었고, 그 기간 전체적으로 오히려 7조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최근 10여년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의 주가 회복 국면과 더불어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 주식 매수 강도가 가장 강했던 시기였다. 그런데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은 없어지지 않고 있으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든 주범은 외국인이 아닌 한국 투자가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더딘 소득 증가, 가계 자금의 부동산 쏠림, 새로 주식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세대들의 빈약한 경제력, 글로벌 투자의 확산 등이 국내 투자가들의 한국 주식 외면을 설명할 수 있는 단편들이다.

‘반도체가 좋아지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돌아오면’ 좋은 날이 올 것 같지만 이는 현상에 대한 적합한 분석이 아니다. 이미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를 주가는 반영하고 있고, 외국인은 한국 시장을 떠난 적이 없다. ‘반도체 이외 업종’ ‘한국인들의 한국 주식 외면’이라는 결핍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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