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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국제수입박람회 열면서 수입은 5% 줄인 중국

최수문 베이징특파원

  • 최수문 기자
  • 2019-11-03 17:32:37
  • 경제·마켓
[특파원칼럼] 국제수입박람회 열면서 수입은 5% 줄인 중국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지만 문을 걸어 닫으면 반드시 낙후로 이어진다. 개방과 협력은 경제무역의 주요 동력으로 인류는 이런 역사적 규칙에 순응해야 한다.” 지난해 11월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던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 말이다. 당시 개막연설에서 시 주석은 “향후 15년 동안 세계 각국으로부터 40조달러의 상품·서비스를 수입하겠다”고 자신했다. 목표 수입액을 평균하면 매년 2조7,000억달러어치가 된다. 이어 엿새간의 수입박람회가 폐막된 10일에 중국 당국은 박람회 기간에 총 578억달러 규모의 수입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물론 중국 외 다른 나라들은 이러한 약속에 대해 미더워하지 않았다. 우선 박람회 계약이라는 것이 중국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수입을 단순히 행사 기간에 체결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수입박람회가 단순한 ‘쇼’라는 지적이 홍콩 등 각국·지역 언론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수입 확대라는 것이 쉽지 않다는 예상에서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올해 중국의 무역규모가 오히려 지난해보다 축소된 것이다. 특히 수입이 많이 줄어들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9개월 동안 중국의 수입액은 1조5,267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0%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올 한 해 수입은 총 2조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호언장담이 첫해부터 어긋난 셈이다.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에 대한 고율 관세 보복으로 인한 수입 감소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올 들어 9월까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해 동기 대비 26.4% 줄어든 907억달러에 불과했다. 올해 중국의 전체 수입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5.9%에 불과하다. 전체 수입액에서 미국을 뺀 액수를 기준으로 한다면 올해 9월까지 1조4,360억달러에 그쳐 지난해(1조4,823억달러)보다 3.1% 줄어들었다.

수입이 줄어든 것은 중국 내의 경기둔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은 6.0%에 그치면서 지난 1989년 톈안먼(천안문) 사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5%대 이하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또 중국인들의 소비 수준도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중국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정해놓은 8% 아래로 떨어진 지 오래다.

중국은 올해도 5일부터 상하이에서 ‘제2회 국제수입박람회’를 연다. 개막식에는 이례적으로 시 주석이 2년 연속 등판한다고 한다. 보통 중국에서 이런 국제행사는 국가주석과 총리가 번갈아 나오는 것이 관례지만 수입박람회에는 시 주석이 또 책임을 지는 셈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이 행사에 쏟는 관심을 알 수 있다.

시 주석의 올해 개막연설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중국의 개혁개방 확대를 천명하고 미국을 겨냥해서는 ‘일방주의·보호주의 반대’를 외칠 것이 분명하다. 중국 내수가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이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경기둔화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당국의 태도다. 즉 숫자놀음이나 말잔치보다는 실질적인 중국의 인식과 경제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예를 보면 2016년부터 시작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3년째 한국 신규 게임에 대해 판호(서비스 허가증)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반면 그런 규제가 없는 한국에서는 중국 게임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전형적인 불공정 행위다.

관광·문화 분야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보복규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제조업 등에서도 암암리에 계속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업계의 항의에도 여전히 ‘쇠귀에 경 읽기’다. 사드 보복 같은 돌발악재가 없는 다른 나라 기업들도 적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다. 중국에 금융업체 설립과 관련해 외국기업의 지분제한을 푼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관련 당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진입을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 내부에서도 기업에 대한 공산당조직 설립 강요 등 통제를 강화하는 중이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중국이 불공정한 제도·관행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하며 무역전쟁을 발동한 것이 지나친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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