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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자유특구' 지정된 강원, 의협 거센 반발에 참여병원 1곳뿐

[표류하는 서비스 산업 활성화]
서천군 원격진료 시범 계획 밝히자
단체로 달려가 "철회" 촉구하기도
'산악 레저' 핵심 케이블카 사업도
시민단체 반발...줄줄이 좌초 위기

  • 황정원,나윤석,백주연 기자
  • 2019-11-17 17:41:56
  • 정책·세금
'원격의료 자유특구' 지정된 강원, 의협 거센 반발에 참여병원 1곳뿐

원격의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강원도는 원격진료를 하겠다는 의료기관을 현재 한 곳만 겨우 섭외한 상태다. 만성질환자 풀도 다음달까지 300명을 모집해야 하나 갈 길이 멀다. 사업의 실무지원단인 강원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의사협회에서 원격의료 사업에 참여하는 회원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낸 탓에 개별 접촉 방식은 접은 상태”라며 “협회에 밉보이기 싫어하기도 하고 의사 본인들도 원격의료에 괜히 참여했다가 의료 사고나 문제가 생기면 독박 책임을 져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에 한해 적용하고 환자 옆에 방문 간호사 등 의료인이 함께하는 수준으로 완화했음에도 전혀 방문 간호사와 환자, 의료기관 섭외가 진행되지 않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규제를 모두 풀고 장을 만들어줬지만 의협과 병원들의 반발로 정작 당사자들이 사라진 셈”이라며 “정부더러 이해당사자 간 조정에 나서라고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원격의료 시범사업조차 제자리=보건복지부 차원에서도 도서산간 지역이나 의료 시설이 열악한 9개 시도 45개 시군구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보건의료기관과 대형 민간병원 간 ‘의사-의료인(간호사 등)’ ‘의사-의사’ 형태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나 좀처럼 참여하려는 공중보건의사와 민간 병원을 구하지 못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충청남도 서천군이 지난 8월 보건지소 의사와 방문 간호사를 연계해 월 1~2회 방문 또는 원격으로 환자별 맞춤형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취약지 의료지원 시범사업’ 계획을 공개하자 의협은 서천군청 앞에서 시범사업을 즉각 철회하라는 항의집회를 열었고 사실상 중단됐다. 그나마 관심을 보이는 공중보건의조차 의협이 반대하는 안건인데다 동료 의사들과의 관계 문제로 개업할 때나 병원 이직 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특히 의협은 지난달 30일에는 중증환자 재택의료 활성화 추진 계획에 대한 참여 거부를 선언했다.

의사들과 한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에 환자들의 불편도 계속되고 있다. 4월부터 추나요법 시술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지만 현행 의료법 하에서는 한의사가 엑스레이 검사를 할 수 없어 소규모 한의원에서는 엑스레이를 활용해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케이블카 통한 관광명소 ‘공염불’=경남 통영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와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 등이 지역의 관광 명물로 자리 잡으면서 현재 30곳이 넘는 지방자치단체가 케이블카 설치를 검토하고 있으나 시민단체의 극렬한 반발과 정부의 ‘환경 성역화’ 규제가 겹쳐지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리거나 차질을 빚는 모습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케이블카 규제를 풀고 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했으나 오색케이블카 무산 여파로 사실상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실제 각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대구 달성군은 비슬산 인근에 총 사업비 310억원이 투입되는 케이블카 건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환경 파괴와 예산 낭비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반대에 가로막혀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대왕암 공원 케이블카에 대해 지역단체는 “케이블카를 단지 수익 기준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케이블카 건설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에는 울산 신불산 군립공원과 전북 진안군 마이산도립공원의 케이블카 사업이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 판정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단체를 핵심 지지층으로 삼는 문재인 정부가 ‘환경 우선주의’에 사로잡힌 채 황금알을 낳는 관광 콘텐츠의 발굴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정부가 레저 산업의 경제성과 환경보호의 가치가 충돌하는 국면에서 후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다른 지자체의 프로젝트 추진력도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세종=백주연·나윤석·황정원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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