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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뉴LG…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로 비상한다

조성진 부회장 용퇴 힘의구도 재편
구회장·권영수 '2인3각 체제' 무게
신규임원 작년 134명→올 106명
글로벌 불확실성 대비 승진폭 줄여
"인화의 LG서 '독한 LG'로 변했다"

구광모의 뉴LG…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로 비상한다

구광모의 뉴LG…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로 비상한다
28일 3년 만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조성진(왼쪽) LG전자 부회장이 신임 권봉석 사장을 환하게 웃으며 안아주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이번 LG(003550)그룹 인사에서는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확립을 위한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잘 드러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년간 LG그룹을 이끌어온 6인 부회장 체제가 4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되는 등 부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 때와는 확실히 다른 색깔을 보였기 때문이다. 구 회장 체제 들어 ‘인화(人和)의 LG가 독(毒)한 LG’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LG그룹의 세대교체 기조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8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날 임원인사를 단행한 LG전자(066570)·LG화학(051910)·LG생활건강·LG유플러스 등에서 배출한 신규 임원은 106명으로 전년의 134명 대비 크게 줄었다. 대신 외부에서 영입한 임원급 인재는 지난해 13명에서 14명으로 소폭 늘었다. LG그룹이 각종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자칫 ‘포상’으로 비칠 수 있는 임원 승진자를 그만큼 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경영경험을 쌓은 만큼 구 회장이 직위가 아닌 직책 중심의 실리경영 기조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최고경영자(CEO) 인재풀은 한층 늘어났다. 사장 승진 인원은 황현식 LG유플러스 퍼스널솔루션부문장 1명으로 전년과 같지만 전무 승진 임원은 41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8명이나 늘었다. 여성 임원 또한 전무 3명 승진, 신규 임원 선임 8명 등 총 37명으로 증가하는 등 ‘양성성’이 요구되는 최근 경영환경에 맞춰 규모를 늘렸다.

외부인사 영입 수는 늘었지만 지난해 베인&컴퍼니 대표 출신인 홍범식 사장 영입 같은 파격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은 올 들어 LG생활건강 에이본법인장(부사장)에 이창엽 한국코카콜라 대표, LG CNS 커스터머데이터앤애널리틱스사업부장(부사장)에 김은생 한국델이엠씨컨설팅서비스 총괄 등 14명을 영입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조준호 LG인화원장이 물러나고 이명관 ㈜LG 부사장이 후임으로 임명됐다. 조 원장은 LG경영혁신추진본부·LG구조조정본부 등 요직을 거친 핵심인재였으나 MC사업부 대표 시절 모듈형 스마트폰인 ‘G5’ 출시 등으로 시장 대응에 실패해 2017년 말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사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며 “고객가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고 밝혔다.

조성진 부회장의 용퇴에 따라 4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된 만큼 권영수 ㈜LG 부회장의 행보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 부회장에서㈜LG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LG그룹의 ‘공격적 경영’ 기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LG전자의 전장,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LG유플러스의 5G 인프라 등 그룹사 간 시너지가 날 부분이 많은 만큼 ㈜LG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인사에서도 ㈜LG 인사팀장을 비롯해 법무·준법지원팀장, 전자팀장, 재경팀장 등 4명이 부사장으로, 화학팀장은 전무로 각각 승진하며 ㈜LG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LG전자의 향후 변신에도 관심이 쏠린다. 구 회장이 지난 9월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 나은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수단이자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라고 강조하며 LG전자의 역할 확대를 에둘러 주문한 것이 이번 인사에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날 대폭의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최고전략책임자(CSO) 부문을 신설하고 조주완 부사장을 신임 CSO로 임명하는 등 확실히 변화를 줬다.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은 ‘미래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하에 인공지능연구소·로봇선행연구소·소프트웨어사업화PMO를 두기로 했다. CTO 부문은 또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클라우드센터를 ‘디지털전환기술(DXT)센터’로 재편하며 기반기술연구소·차세대공조연구소·전력전자연구소 등은 H&A사업본부로 이관한다. 소재·생산기술원은 생산기술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H&A본부에 H&A연구센터를 신설해 어플라이언스연구소·에어솔루션연구소·제어연구소의 운영을 맡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배두용 세무통상그룹장을, 최고인사책임자(CHO)에는 김원범 VS사업본부 HR담당을 각각 선임하며 인력 재편에도 힘을 줬다. 이날 인사에서 LG그룹사 중 LG전자의 인사폭 및 조직개편이 가장 큰 만큼 LG전자 경영진이 받는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기술의 LG’에 대한 의지도 보여줬다. 지난해에 이어 전체 승진자의 60%를 이공계 출신으로 채웠으며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5G 등에 대한 전문성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삼았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이번 인사를 위해 이번주 초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불참할 정도로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안다”며 “배터리는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로, 전자와 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저가공세로 모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이번 인사로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양철민·고병기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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