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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애, 세상의 많은 '윤희'에게

영화 ‘윤희에게’서 주인공 윤희 역

  • 정다훈 기자
  • 2019-12-09 12:14:25
  • 영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어떤 삶을 살아내도 그 사람 자체로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마음이 보여서 좋았어요.“

김희애는 무기력함에서 오는 슬픔부터 용기와 희망을 품는 다양한 감정의 영역까지 섬세하게 펼쳐내며 호평 받았다. 영화 ‘윤희에게(감독 임대형)’는 윤희(김희애 분)에게 도착한 첫사랑 쥰(나카무라 유코 분)의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김소희 분)이 첫사랑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며 펼쳐지는 이야기.

김희애는 극 중 20년간 말 못할 사랑을 가슴에 숨기고 그리워하는 윤희 역을 맡았다. 윤희는 딸과 단둘이 평범하게 살고 있지만, 딸 새봄의 제안으로 여행을 떠난 낯선 도시에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간 묻어뒀던 그리움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인물이다.

[인터뷰] 김희애, 세상의 많은 '윤희'에게

김희애는 “‘윤희에게’ 책을 봤을 때 욕심 없이 순한 마음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음식에도 MSG가 들어가야 맛있지 않나. 근데 과연 이렇게 안 넣어도 될까, 이렇게 팔아도 될까 할 정도로 순수했고 그래서 저도 참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어떤 작품이든 시나리오가 비어있으면 못하겠다. 그런데 이 영화는 민감할 수 있는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써 내려간 것이 신선하게 와 닿았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마음을 순수하게 통찰해야 했다고 할까. 그래서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김희애는 복잡 미묘한 윤희의 내면을 더욱 깊어진 분위기와 표현력으로 현실감 있게 구현해냈다. 다만 감정이 계단처럼 쌓여가는 드라마 전개는 아니라 배우의 역량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통해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대체로 생략됐다. 그는 표정 변화와 말투, 눈빛의 미세한 차이만으로 관객을 윤희 캐릭터에 온전히 집중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김희애는 “‘혼자서’ 마음속으로 계속 준비운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음에 와닿는 음악을 반복해서 듣거나 영화와 책을 보며 만들어갔다. 연기로 올라가는 계단은 없었지만, 물 흐르듯 흘러가는 시나리오 덕에 가능했다.”고 작품의 힘을 신뢰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으기도 한 ‘윤희에게’는 모녀의 여정을 통해 여성의 연대와 한 여성의 성장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퀴어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자극적이지 않고 ‘위로’를 전한다는 점에서 놓치긴 아까운 수작이다.

김희애는 “한 번뿐인 인생인데 다 소중하지 않나. 누구는 주인공으로 살고 어떤 사람은 투명 인간처럼 자기 인생을 부정당하는 게 참 안타깝다”라며 “이 세상에 너무 많은 윤희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김희애, 세상의 많은 '윤희'에게

김희애는 ‘윤희에게’가 “‘어떤 사랑이라도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영화’라는 평이 마음에 들었다” 고 했다.

“반응이 궁금했다. 어떻게 보셨는지. 의도했고, 추구했던 생각을 같이 느낄 수 있을까 했다. 그런데 저보다 더 잘 이해를 해주셔서 놀랐다. 마음을 읽어주신 것 같아서 위로가 됐다. 시사회 후 반응을 보니 영화 자체로 평가를 해주더라. ‘어떤 사랑이라도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영화’라고 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았다. 내가 너무 걱정을 했구나 싶더라.”

연기 경력 30년을 넘어선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영화 ‘사라진 밤’, ‘허스토리’, ‘윤희에게’까지 총 세 편의 주연작으로 관객을 만났다. 현재는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안방극장으로 컴백할 채비 중이다.

김희애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그냥, 되게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기적이죠. 정말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라며 30년 연기생활을 돌아봤다.

[인터뷰] 김희애, 세상의 많은 '윤희'에게

“ 그동안 운이 좋아서 현역으로 주연을 해왔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하려고 한다. 일한다는 게 큰 선물인 것 같다. 주인공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랫동안 일을 한다는 게 중요하다. 나이 들어서 작은 역할이어도 할 수 있는, 그리고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한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디있겠나 싶다.다양한 여성 서사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특히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다는 배우 김희애는 마지막으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당부했다. 세상의 수 많은 ‘윤희’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 ‘윤희에게’는 모두를 위로할 수 있는 힐링 영화이다. 어떤 인간을 살아내도 그 사람 자체로 괜찮다고 용기와 위로를 주는 영화였으면 좋겠다.풀 한 포기, 새 한 마리도 귀하고 이 세상에 나온 이유가 있는데 어떤 인생이 소중하지 않겠어요? ”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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