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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美-대선·中-경기둔화 출구 찾았지만...스냅백·보조금 곳곳 지뢰

[전환점 맞은 미중 무역전쟁]

<상> G2, 정치적 위기 탈출 '미완의 봉합'

트럼프, 중부 농업지대 표심 공략·탄핵 국면 돌파구

中도 성장률 하락·수출 부진 심상찮아 서둘러 합의

美, 매분기 수출실적 점검...핵심쟁점도 2단계로 넘겨

백악관의 비공식 경제고문인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중국이 내년에 에너지와 다른 상품을 비롯해 500억달러어치의 농산물을 사기로 했으며 그 대가로 미국은 15~25%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 관세를 낮춰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것은 필스버리뿐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 시간가량 경제·무역고문들과 만나 무역협상을 논의했고 주요 기업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회원들과도 의견을 교환했다.

미중 협상이 잘 풀릴 것이라는 예측은 오전부터 있었다. 뉴욕증시 개장 5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의 빅딜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이 원하고 우리도 그렇다”고 적었다. 장 초반부터 주가가 뛰기 시작했고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가 상승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이번에도 맞아떨어진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대량구매는 ‘팜벨트(중부 농업지대)’ 표를 공략할 수 있는 무기다. 에너지와 기타 제품의 대중 수출 증가도 일자리 증가를 가져온다. 선거가 있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0%로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아진다는 점과 지금의 탄핵 국면을 감안하면 무역 분야에서의 성과가 절실하다. 15일 추가 관세 부과가 강행될 경우 아이폰과 아이패드·맥북처럼 미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쓰는 제품의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무역합의를 경제·정치적 우선순위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1월 수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하면서 무역전쟁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률을 6.2%에서 5.7%로 내렸다. 미국이 홍콩과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중국이 합의에 나선 것은 경기둔화 속도가 심상찮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중국이 무역합의를 서두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양국이 1단계 합의를 하더라도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단계 합의안에는 중국이 미국과 약속한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농산물 구매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관세가 복원되는 ‘스냅백(snap back)’ 조항이 들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미국은 분기마다 중국의 수입실적을 점검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3개월마다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믿지 못하기 때문인데, 기존 관세를 50%만 철폐하기로 한 것도 일종의 안전장치다. 1단계 합의 서명 주체가 양국 정상이 아니라 장관급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불안한 상황을 반영한다.

2단계 합의도 난제다. 외신을 종합하면 1단계 합의에는 무역 부문 외에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개선과 금융시장 개방, 환율조작 방지대책이 포함된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저금리 대출, 기술이전 강요 같은 핵심사안은 2단계 협상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단계 합의는 내년에 시작될 향후 협상에 최대 쟁점을 남겨놓았다”며 “중국의 국영기업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지급과 외국 기업에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관행은 2단계 협상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의회 무도회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2·3단계 협상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1단계 합의는 양국이 파국을 막기 위한 시간을 번 것으로 핵심 갈등 사안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화웨이처럼 미국의 제재를 받거나 앞으로 받게 될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복병이다. WSJ는 “미국 재계에서는 2단계나 3단계 협상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예상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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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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