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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의 부동산 TMI] <9> 황금에 온천까지···우리가 모르는 아파트 땅 밑 세상

22년전 재건축 현장서 금맥 발견했지만

입주 1년도 안남아 발굴 포기하고 공사

부산 '화명롯데캐슬카이저'

온천수로 마케팅 효과 톡톡

풍납동 재건축 공사현장선

백제시대 유물 쏟아져 나와

20여년간 재산권 행사 못해

/그래픽=진동영기자




21세기에도 미지의 세계는 남아 있습니다. 먼 우주나 심해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집, 바로 그 땅 밑에도 무언가 뭍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도 시시껄렁한 돌덩이 정도가 아니라 황금이나 온천, 고대 성곽 같은 엄청난 게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부동산 TMI에서는 그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아파트들의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에서 금맥·온천 발견돼 =1998년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금을 함유한 돌덩이들이 무더기로 발견돼 세상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다름 아닌 서울 한복판의 ‘마포쌍용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에서였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들의 육안으로 보기에도 번쩍이는 돌덩이들이 수없이 발굴되자 이들은 광물감정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이 돌들의 금 함유량은 톤당 14.5g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국내 최대 금광산이었던 충북 음성군 무극광산의 금 함유량인 톤당 15g과 거의 맞먹는 수준입니다. 그야말로 금맥이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 조합의 결정은 의외였습니다. 금맥 탐사나 발굴을 포기하고 재건축 공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주민 입주가 1년 안팎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공사가 더 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금맥을 찾고 파내는 것보다, 아파트를 빨리 짓는 것이 경제성 면에서 낫다는 점도 금맥 포기에 결정적인 작용을 했습니다. 조합은 금 돌덩어리 발견 현장을 시멘트로 덮고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대신 조합은 금 발견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마포쌍용’이었던 아파트 이름을 ‘마포쌍용황금’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2년 입주한 부산 ‘화명롯데캐슬카이저’ 건설 현장에서는 온천수가 솟아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이 아파트는 ‘온천이 나오는 힐링 아파트’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지금도 화명롯데캐슬카이저 사우나와 수영장에는 온천성분수를 끌어다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용히 덮는 게 미덕?... 건설현장의 복병 ‘문화재’ =황금이나 온천은 덮는 것도, 활용하는 것도 파낸 사람 마음이지만, 건설사도 조합도 뜻대로 할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바로 문화재입니다. 대규모 공사현장은 필수적으로 공사에 앞서 문화재 조사를 해야 합니다. 영원히 땅 속에 뭍혀 있을 뻔 한 소중한 문화재가 빛을 보게 되는 특별한 일이지만, 공사 관계자나 주민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대량의 문화재가 발굴되기라도 하면 그 모든 문화재를 발굴할 때까지 공사를 멈춰야 하고,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묶이기라도 하면 개발이 제한돼 지역 발전도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발굴 비용과 문화재 발굴로 인해 발생하는 공사 지연비도 모두 공사 주체에서 부담해야 하니 문화재 발굴 소식이 반가울 리 없습니다. 오죽하면 공사현장에서 도자기 파편이라도 나오면 조용히 덮는 게 미덕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까요.

서울의 금싸라기 땅인 한강 변에도 이 같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송파구 풍납동입니다. 1997년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옛 하남위례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백제 유물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백제의 중심이 한강 유역에 있던 시기는 약 500년에 달하기 때문에 중요한 유물들이 무더기로 발굴됐죠. 하지만 그 덕분에 풍납동은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묶였고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상을 늦추면서 20여 년간 재산권 행사가 제한됐습니다. 아파트가 서 있는 구역은 공사 당시 문화재가 대거 유실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가능한 곳도 있지만 옆 동네 잠실에 비하면 집값이 큰 차이가 납니다.

서울에서는 조선시대 유물도 흔히 발굴됩니다. 지난해 2월 분양한 서울 태릉 효성 플레이스 공사현장에서 조선 시대 무덤인 회곽묘가 발견됐습니다. 시공업체는 법에 따라 일부 부지에 대해 수 개월에서 수년간 정밀 발굴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렇듯 문화재가 무사히 빛을 보게 된다면 다행한 일이지만, 비용이 두려워 문화재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2008년 충남 당진군에 위치한 한 건설업체는 공장을 건설하던 중 고려시대 고분 5기를 발견했습니다. 발굴조사로 인해 건설공사가 지연되자, 업체는 건설 중장비 한대를 이용해 발굴작업현장을 덮쳐버렸습니다. 사익을 위해 공익인 문화재를 훼손시키는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공익인 문화재 발굴에 대한 비용과 책임을 사익을 추구하는 건설업체나 조합에만 전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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