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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강




- 이성복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가는 조그만 마분지조각이

미지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

버릴수록 남는 것이 강물뿐이랴. 지난가을 천 장의 나뭇잎을 떨군 나무는 올봄 만 장의 잎을 새로 달 것이다. 만 장의 잎이 오롯이 봄나무의 것이겠는가. 가을이 오면 남김없이 땅에 돌려줄 것이다. 모든 삶은 흘러서 죽음이 되니 죽음은 삶의 다른 이름이 아닌가. 희망의 뒷면은 절망이니, 절망을 뒤집으면 다시 희망 아니겠는가. 해도 달도 잠시 구름 뒤에 숨지만, 구름이야 바람 한 줄금에도 쓸려가는 미사포가 아니던가. 마스크 쓴 봄이 인기척도 없이 지나가지만 꽃나무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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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1 22:08:26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