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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팔 곳 없어 유조선 바다 떠돌아…美선 "원유, 공짜로 가져가라"

트럼프, 사우디 등 1,500만배럴 감산

코로나로 수요 20% 급감 전망 속

美 일주일새 재고 1,380만배럴↑

WTI 장중 20달러 아래로 떨어져

유가전쟁에 산유국 재정난도 심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운티에 위치한 대형 유통업체 샘스클럽 앞 전광판에 무연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1.49달러’라고 쓰여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전쟁’에 나서며 이날 유가는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UPI연합뉴스




“석유업계는 지난 수년간 많은 충격을 보았지만 어떤 것도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처럼 격렬하게 산업을 강타하지 않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달 초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합의 실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유가가 전례 없이 폭락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하락이 미국 에너지 업계의 부도를 불러올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러시아가 “국제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을 고려해 산유량을 늘릴 계획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예정대로 증산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가격전쟁이 시작됐다. 지난달 사우디는 4월부터 일일 산유량을 기존 970만배럴에서 1,23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곧 유가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2일 사우디와 러시아가 최대 1,5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2일 오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2%(6.62달러), 브렌트유는 33%(6.54달러)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요급감과 재고증가로 인한 가격인하 요인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코로나19에 원유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글로벌 원유는 대개 절반가량이 차량 등의 연료로 약 20%가 공장 등 산업용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수요가 대폭 줄었다. 글로벌 원유 수요의 7% 가량을 차지하는 항공유도 국경봉쇄로 당분간 수요가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IEA는 올해 전세계 원유수요가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미쓰미시UFG파이낸셜그룹은 이달에만 하루에 수요가 850만배럴 쪼그라들 것으로 점쳤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가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라고 분석했다.





쌓이는 재고도 문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미국의 원유 재고가 1,380만배럴 늘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450만 배럴을 3배가량 웃도는 수치다. 가솔린 비축량도 예상치(190만배럴)를 크게 웃돌아 750만배럴이나 늘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전 세계의 저장고가 다음달 중순경 한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SEB의 비야르네 쉴드로프 수석 상품 분석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정유회사들이 작업할 때마다 손해를 보고 있는데다 정유한 석유를 저장할 장소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원유업체에 한 가지를 의미하는데 그들이 받는 가격이 매우 빨리 0원이나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석유가격이 마이너스가 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와이오밍산 원유는 지난달 말 배럴당 -19센트로 떨어졌다. 수요 감소로 원유가 팔리지 않고 저장고에 쌓여 관리부담이 늘면서 돈을 주고서라도 소비자에게 원유를 가져가라고 한 것이다. 2016년에도 미국 노스다코타산 중질유가 배럴당 -0.5달러로 책정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우디에서는 유조선들이 원유를 가득 싣고 출발하지만 구매자가 없어 바다를 떠도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유가 전쟁의 지속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여타 산유국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WSJ는 “OPEC 회원국 중 몇몇은 석유 가격 전쟁으로 겪을 고통에 대비해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현금자원과 원유 생산량을 늘릴 능력이 부족한 이란, 이라크, 알제리, 리비아, 앙골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코로나19에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지출을 대폭 삭감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EA는 올해 OPEC 회원국들의 석유·가스 수입이 전년보다 50~80% 감소해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연하기자 뉴욕=김영필특파원 yeona @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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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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