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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집주인·임차인도 모두 화나는 임대차법…“허점 많아요” 꼭 읽어보세요[집슐랭]

[애매모호 임대차3법 Q&A]

명의자 배우자 부모, 직계존속 아니어서 '불가'

다만 처벌규정 없어 밀어부쳐도 제재 안돼

임대료 증액은 세입자 거절 시 '원천 불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확대TF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이호재기자




정부의 독주 논란 속에 ‘임대차 3법’이 시행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여전히 모호하거나 법 공백 상태인 사례가 속속 나타나면서 더 큰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기존 임대차 거래 관행을 180도 뒤집는 제도를 시행하면서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충분히 숙고하지 않은 탓에 일선 현장에서는 “이건 되는 것이냐”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정부나 지자체도 다양한 문제 상황을 사전에 예상하지 못해 밀려드는 문의에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정부가 임대차3법 관련 문의를 하라며 소개한 각 정부기관과 지자체 문의처에서는 “우리도 정부의 발표 자료 외에 갖고 있는 게 없다”며 고충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기존 정부가 밝힌 Q&A 수준 외에 추가로 제기되는 각종 애매한 상황에 대해 정리해 봤다.



Q. 임대인 또는 직계가족이 직접 거주하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다는 조항과 관련해서, 집 명의자 직계가족 외에 배우자의 가족도 해당이 되나.

A. 되는 것도, 그렇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법령 내용대로 해석하면 불법이지만, 실제 이 같은 사례가 벌어져도 처벌조항이 없어 이미 나간 세입자에 대해서는 어떤 구제책도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처부모·시부모 등 임대인 배우자의 직계 가족은 ‘직계존비속’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거주를 이유로 세입자 퇴거를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남편 명의의 집을 경우 장인·장모 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부할 수 없다”고 했다. 아내가 명의자라면 시부모가 해당한다. 다만 공동명의라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무상으로 임대 시에는 딱히 제재할 방법은 없다. 집주인이 ‘내가 살 것이니 집을 비워달라’고 해 재계약을 포기하고 집을 비웠지만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배우자 부모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더라도 손해배상을 받거나 다시 전세 계약을 체결해 들어가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인의 직접 거주가 허위인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손해배상액 산정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받은 임대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가족이 무상 거주하는 경우는 처벌 조항이 없다”고 했다. 또 법률상 ‘직계존비속’이라고 해도 사회 통념상 배우자의 직계가족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아 정부가 유권해석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Q. 공동명의 시엔 가능하다면 지분을 일부 양도하는 식으로 가족 범위를 넓히는 방법은 가능한지.



A. 가능하다. 부부 공동명의라면 배우자의 부모가 모두 직계존속이 되는 만큼 법 위반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지분 증여에 따른 세금 부담이 걱정된다면 1% 수준의 일부 지분만 증여하는 식으로 대응할 경우 큰 부담이 없을 수 있다. 부부 간 증여는 6억원의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되므로 해당 주택 시가에서 이만큼까지의 지분은 증여세 부담 없이 넘겨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1%라도 지분이 넘어갔다면 배우자 직계존속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Q. 임차인 거부 시 5% 내 범위라도 임대료 인상이 불가능하다는데 정말인가.

A. 그렇다. 현행 제도 아래서는 임대인의 전월세 상한(5%) 의무만 있을 뿐 임대료 협상 결렬에 따른 이유로 세입자를 퇴거시킬 수 없어서다. 반면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무기로 ‘재계약하겠다’는 의사만 밝히면 다른 조건을 모두 거부하더라도 추가로 임대차 계약을 이어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경우 분쟁조정위 신청이 유일한 대안인데, 임차인이 신청에 응하지 않으면 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조정안이 나온다 쳐도 세입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역시 강제할 방법이 없다. 예를 들자면 세입자가 계약 만료 전 문자로 ‘재계약하겠다’는 연락만 전달한 뒤 계약 만료일까지 임대인과의 연락을 모두 끊는다면 이전 계약조건대로 계약이 갱신되게 된다. 임대료 상한 5%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것이다. 한 번 계약이 이뤄지면 4년 간 전세 계약이 이어진다고 봐도 될 수준이다.

Q. 계약갱신 때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자고 요구하는 건 가능한가.

A. 세입자가 거절한다면 불가능하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갱신되는 임대차는 직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임차인의 동의가 없는 한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세입자가 동의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법정 전환율 한도 내에서 적용해야 한다. 현재 기준은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3.5%를 더한 값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0.5%이니 전월세전환율은 4%다. 3억원짜리 전셋집이라면 1억 보증금에 나머지를 월세로 전환할 경우 2억원의 4%에 해당하는 800만원을 12개월로 나눈 66만6,000원이 한도다. 정부는 전세의 월세 전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 규제까지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전월세전환율을 낮출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국회에는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은 월세를 받을 경우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법안까지 발의돼 있다./진동영·권혁준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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