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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규제3법 이어 집단소송제...기업 숨통 죌건가
법무부가 23일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28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에 이어 또 다른 기업규제 법안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집단소송법의 골자는 2005년 증권 분야에 도입된 집단소송 제도를 모든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다. 위법행위를 한 기업에 실제 손해보다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우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확대된다.

소비자 보호 등에 소홀한 위법기업에 책임을 묻고 제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더욱 어려워진 기업 현실과 세계적 추세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입법이다. 현재도 우리 기업들은 각종 규제로 형사 처벌, 행정 제재, 민사소송 등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기업규제 3법만 통과돼도 다중대표소송과 전속고발권 폐지로 기업들이 소송 남발에 노출된다. 여기에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더해지면 기업들은 잦은 소송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해진다.

정부가 도입하겠다는 미국식 집단소송제는 대표가 전체 피해자를 대신해 소송하고 판결 효력은 모두에게 미친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수년 전부터 집단소송이 기업에 대한 ‘합법적 협박’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폐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경우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다수 국가들과 일본 등은 아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 안대로 집단소송 1심에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도입하면 여론재판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위헌 가능성도 제기된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기존의 과징금 부과, 형사 처벌과 동시에 이뤄질 경우 헌법상 이중처벌금지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게 헌법학자 다수의 지적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에 가짜뉴스를 포함하는 것도 문제다. 판단 기준 자체가 모호해 권력이 원하는 정보만 유통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 우려되는 많은 부작용을 그대로 둔 채 기업규제법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기업 경영권 방어 장치, 소송 오남용 방지 수단 등부터 먼저 정비한 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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