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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코로나19 재확산에 독감백신도 불안…커지는 트윈데믹 공포(종합)

[커지는 트윈데믹 공포]

■ 신규 확진 155명...42일만에 최다

사망자 늘며 백신접종 거부 움직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 36건

정부 예방접종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포항·영등포구 등 지자체 잠정 중단

의협도 산하단체에 접종유보 권고

丁총리 “제2 클럽사태 우려 크다”

핼러윈데이 유흥가 방문자제 당부

독감 예방접종으로 붐볐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이 23일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1시 현재 독감백신을 맞은 뒤 사망했다는 신고는 총 36건에 달했다./연합뉴스




연이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으로 ‘독감백신 기피현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서자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1일 이후 42일 만에 가장 많은 숫자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수도권이 121명, 비수도권이 17명으로 수도권에 확진자들이 집중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요양병원·요양시설·어르신주간보호시설 등 고위험군이 많은 취약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이어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 기준 전국적으로 독감백신 예방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가 총 36건 접수됐다. 전날 오후4시 이후 사망 사례도 11건 새로 접수됐다. 시민들은 독감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

최근 기온도 뚝 떨어진 가운데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서 트윈데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시민들에게 독감백신 접종을 주문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예방접종피해조사반회의를 열어 사망 신고사례 26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백신접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중간 부검 결과에 따르면 부검을 진행한 20명 중 8명은 심혈관질환, 2명은 뇌혈관질환 3명은 기타로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명은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부검을 하지 않은 6명 중 4명은 질병사(3명)과 질식사(1명)로 예방접종과의 연관관계가 없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중 40대 미만은 2명, 40~59세는 2명, 60대 1명, 70대 17명, 80대 이상 12명, 연령 미상 2명으로 전체 36명 중 30명이 60대 이상으로 확인됐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전날 기준 총 789건으로 이 중 백신 유통 및 백색입자 관련 수거, 회수대상 백신 접종 이상 반응사례 신고는 98건이다. 보고된 부작용은 국소 반응 147건, 알레르기 179건, 발열 155건, 기타 283건이었다. 유료 접종자가 204건, 무료 접종자가 542건이다.

질병청은 이날 기준 1,427만명이 독감예방접종을 진행했으며 이 중 국가예방접종대상자의 접종 건수는 941만 건이라고 밝혔다. 국가 예방접종대상자 중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334만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70%, 임신부는 10만6,000명으로 대상자의 35.1%가 접종을 완료했다. 예방접종을 한 13~18세 청소년과 어르신은 각각 141만명과 423만명으로 전체 접종 대상자 중 각각 50%, 40%가 접종을 진행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들에게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늘어나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대 중반까지 치솟은 가운데 이번주말을 맞아 가을철 야외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이달 말 핼러윈데이(10월31일)로 젊은이들이 클럽 등에 많이 모일 가능성이 높아 자칫하면 코로나19 감염이 취약시설을 넘어 바깥으로 확장될 우려가 크다. 특히 독감백신 안전 문제로 접종 기피 현상도 확산되고 있어 방역당국은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예방하기 위해 방역관리의 고삐를 더욱 죄기로 했다.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확진자 155명 중 국내 발생 확진자는 138명이다. 경기(98명)·서울(19명)·인천(4명) 등 수도권만 121명에 달한다. 서울의 지인 모임, 경기 요양시설 관련 확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에서는 지난 22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중 34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 누적 확진자가 총 35명이다.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 안양시 요양시설과 관련한 확진자와 접촉자는 누적 기준 총 34명이다. 경기 양주시 섬유회사 관련 11명,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 관련 18명, 경기 의정부시 마스터플러스 관련 1명 등이 이날 추가 확진됐다. 인천에서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관련해 1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접촉자 조사 중 10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 총 11명이 확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신규 확진자 추이가 급격히 늘어나자 방역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달 말 핼러윈데이 때 클럽 등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일 경우 자칫 8~9월처럼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장기간 억눌려온 활동 욕구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몇 년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핼러윈데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감염확산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핼러윈 행사가 ‘제2의 클럽사태’를 초래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젊은 층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클럽 등의 방문을 자제해주시고 방문 시에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정신병원에 대해서도 방역관리실태 전수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수도권과 부산 지역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일제 진단검사도 이달 말까지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콜센터를 비롯해 물류센터·직업소개소 등 취약 업종 민간사업장의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방역지원을 확대한다. 특히 콜센터·물류센터에는 방역지침 준수지도를 위한 현장 점검을 11월 중 실시해 콜센터에 한해 지원했던 칸막이, 비접촉 체온계 등 방역물품 비용을 밀집·밀접·밀폐한 3밀 업종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며 시민들 사이에서 ‘독감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매년 독감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이 3,000여명에 달하는 만큼 자칫 트윈데믹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질병관리청은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으실 수 있도록 충분한 조치와 신속한 설명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접종으로 붐볐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이 23일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이 최근 1주일 새 30명 정도로 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질병관리청은 이날 전문가 대책 회의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연이어 터지면서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대한 혼란도 커지고 있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접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독감백신 포비아’가 여전해 접종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접종 잠정 중단을 선언하자 질병관리청은 국가 예방접종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자체적으로 접종 유보 여부를 결정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는 회원 의사들에게 독감백신 접종을 잠정 유보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특히 이날까지 보고된 사망 사례들 중 같은 공장에서 같은 날 생산된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4건(8명)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건이 발생한 초기 “동일 제조번호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2명 이상이면 해당 접종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경북 포항시는 독감백신 예방접종 긴급회의를 열어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일주일간 독감 예방접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사망 원인 조사가 끝나고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보하면 예방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구는 지난 21일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관내 의료기관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주의 및 보류 권고사항 안내’ 메시지를 통해 접종 보류를 권고했다. 전라남도도 접종 보류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국가사업이어서 지자체가 중단시킬 수는 없지만 사망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지역민들에게 잠시 접종을 보류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도 산하단체와 의료기관을 비롯해 전체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날부터 백신 접종을 잠정 유보하라고 권고했다. 의협의 지침에 따라 일선 병원에서는 접종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독감백신 접종 대상자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에 사는 A씨(81)는 “원래 오늘 접종하려다가 취소했다”면서 “독감에 걸릴까 걱정은 되지만 백신을 접종 받은 후 사망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주사를 맞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한편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24일 오전 추가적인 분석자료 검토를 위해 회의를 열고 향후 접종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서지혜·우영탁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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