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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전세 사다리’ 걷어찬 계약갱신청구권

박윤선 건설부동산부 기자





동생이 수년간 2,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했다. 돈을 손에 쥐자마자 결심한 것은 전세 구하기였다. 원룸이라도 전세를 얻으면 월세로 나가던 돈을 아껴 나중에는 더 큰 집으로 이사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희망은 머잖아 좌절로 바뀌었다. 대출을 포함해 1억원을 최대 예산으로 잡고 집을 알아봤지만 매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애당초 전세 자체가 희귀했고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매물은 예산을 훌쩍 넘었다. 역세권 청년주택에도 지원해봤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해 떨어졌다. 동생은 월세로 범위를 넓혀 집을 알아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된 지도 벌써 석 달이 돼 간다. 이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많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세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오직 전세 계약에 성공한 사람을 보호한다. 새롭게 전세 시장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방해가 된다. 기존 세입자들의 이동이 줄어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데다 집주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을 고려해 보증금을 올리거나 아예 월세를 높게 받는 방향으로 태세를 전환하기 때문이다.



주변에 새롭게 전세를 찾는 사람들을 떠올려봤다. 앞서 언급한 사회초년생인 동생,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자식의 분가로 혼자 살게 된 할머니 등. 수입이 적거나, 목돈이 없거나 그 무엇도 아예 없는 사람들이다. 예산에 맞는 전세를 구하지 못하면 그보다 부담이 큰 월세를 사는 수밖에 없다. 월세에서 전세로 넘어가고 전세에서 자가로 올라가는 가장 첫 번째 사다리를 계약갱신청구권이 걷어찬 셈이다.

이 중에 예비부부는 다행히 빌라 전세를 얻었다. 그런데 이들이 느끼는 것은 기쁨이 아닌 안도다. 전세를 구해 행복하다기보다는 못 구했으면 어쩔 뻔했나 아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세를 구하자마자 4년 후를 고민한다. 벼르고 벼른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얼마나 올릴지, 집값은 4년간 또 얼마나 오를지,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될 확률은 과연 몇 %나 될지. “일단은 다행인데. 그다음이 걱정이야.” 딱 4년짜리 정책. 그 정책으로 인해 서민들의 삶은 이렇게 뒤흔들리고 있다.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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