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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여쏙야쏙]3차 재난지원금 기습 제안한 '김종인'..실체없는 '좌클릭'

■송종호의 여쏙야쏙

'중대재해처벌법'에도 기웃거린 국민의힘

김종인, 경제3법·중대재해처벌법 협조 약속

민정당 이후 첫 광주 찾아 무릎 꿇고 사과

파격 이어가며 의제 설정 생존정치인 중 최고

최근 '핵무장론'까지...각론 없는 '빈수레' 지적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도하고 나선데 이어 자체 핵무장 주장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생존 정치인 가운데 여·야 모두로부터 의제 설정에 가장 탁월한 정치인이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지난 23일에는 3차 재난지원금을 내년도 본예산에 미리 책정하자고 기습적으로 제안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당황시켰습니다. 다음날인 24일 외신기자간담회에서는 “북한이 핵을 계속 유지하는 한 우리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져간다면 우리도 핵무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 대북관과 차이점을 부각해 ‘집토끼’인 보수 유권자를 끌어안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바로 나왔습니다. 종잡을 수 없이 의제를 설정하고 이끌어 가는데 타고난 정치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실제 그의 행보는 의제 주도권을 쥐며 파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백 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 5·18 민주묘역에 잠들어있는 원혼의 명복을 빈다.” 지난 8월엔 광주 5·18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었고, 현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을 찬성한다며 협조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총선에서 완패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내뱉은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정당’ ‘진보보다 더 진취적인 정당’을 직접 몸으로 실현하는 양상입니다.

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입법 공조 약속
압권은 정의당과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공조를 약속한 겁니다. 민주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정의당과 손을 잡는 행보를 보였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파격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1대 국회 정의당의 1호 법안입니다. 강은미 의원이 대표 발의해 사업주와 공무원의 산업안전 책임을 강화한 게 골자입니다. 강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산재사망사고를 소개하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장면을 보고 산재 문제를 논의하자며 정책 간담회를 만들었고, 강 의원을 초대했습니다. 기자들에게 간담회 참석 일정을 공개하지 않다가 간담회에 참석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환노위에서 일할 때도 이런 문제를 주장했는데 입법까지 연결시키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간담회는) 국민의힘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달라”며 “사람 나고 돈 나지, 돈 나고 사람 나지 않는다”고도 말했습니다. 보수정당에서 노동문제를 전면에 내걸고 정의당과 입법공조에 노력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곤궁해진 건 민주당이었습니다. 다음날인 10일 민주당은 부랴부랴 박주민·우원식 의원을 중심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발의를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노동문제에서 민주당을 자극시킨 셈입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왼쪽 네번째)와 노동계 참석자들이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열린 중대재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총선에서 대패한 국민의힘이 김 위원장에게 당 개혁의 전권을 줬고, 성과는 지지율 회복으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마친데 이어 이제 정기국회도 마무리 국면입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그간 파격 행보에 결실이 없습니다. 정의당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 연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경제3법도 협조 의사를 밝혔는데 국회에서 법안과 관련한 협상은 지지부진 합니다. 물론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정지시키고,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개정안을 민주당이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데 따른 공전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국민의힘 자체 법안이 없다는 게 핵심 문제입니다. 즉, 법안과 법안의 협상과 병합심사 등을 해야 할 텐데 자체 법안이 없다 보니 협상테이블에 앉을 일도 없는 겁니다. 여권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만도 합니다. 실제 경제3법의 핵심 법안의 세부적 내용을 논의할 법안소위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진행된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에서도 상법 개정안 논의가 시작됐지만, 개정안의 핵심인 3% 룰에 대해서는 정부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반대를 하고 있을 뿐 자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3법과 연계시키자고 김 위원장이 제안했던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노동개혁을 말씀 하신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각론없는 '진보보다 더 진취적인 정당’
당내 분위기도 김 위원장의 주장과는 상이한 상태입니다. ‘경제 3법’도 당 내에서는 ‘기업 옥죄기’ 법이라며 입법에 협조하고 있지 않는 분위기인데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23일 코스닥 업계 관계자들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이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어 기업과 경영인들이 어려움과 위험을 고수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경제3법 착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지난 88년 민정당의 대통령 취임준비위팀이 조각발표와 함께 사실상 해체되면서 노태우 차기 대통령과 삼청동 임시집무실 현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으로부터 최병렬, 김종인, 김중위 의원, 이춘구 위원장, 강용식, 이진, 현홍주 의원.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책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는 그의 평생 숙원인 ‘경제 민주화’와 ‘노동개혁’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아래에 인용해 봅니다.

<전두환이 이 말을 듣고는,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면 그냥 그대로 넣어야겠군”이라는 한마디에 경제민주화 조항이 헌법에 포함되었다 p.180~181>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할 때 노동자들의 시위가 빈번했다.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노동관련법 정비를 제안했다. 기업노조에서 산업별 노조로 재편하자고 말이다. 그때 강력하게 반대했던 대기업 총수가 있었다. 그의 주장이 바로 “내가 만든 기업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식이었다.(중략)그 회사는 노조 때문에 큰 몸살을 앓았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귀족노조로 이래저래 지탄을 받고 있다. 돈으로 세상 모든 것을 살 수 있을 것처럼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했던 그 대기업 총수는 그 문제 말고도 여러 가지 악연으로 나와 대립했다 p.123>

김 위원장은 상당한 저력을 가진 정치인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의제 설정 능력에 비해 각론을 꾸려가는 데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지금이라도 소속 의원들부터 설득해 가며 자체 법안을 발의해야 여당과 협상을 할 수 있지 않을 까요. 경제3법, 중대재해처벌기업법, 무엇보다 핵무장에서도 실체를 가져야 당내 반발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선거를 위한 ‘레토릭’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 ‘속’ 사정을 ‘쏙쏙’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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