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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현정택의 세상보기] 대만과 한국의 경제성장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방역 성공·해외 자본 유입으로

타이완 올 성장률 2.5% 달할 듯

한국, 親노동 정책 변화로 고전

기업 맘껏 뛰노는 환경 조성해야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중국 다음인 2위라고 자랑한다. OECD와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1%로 뒷걸음질하는데 다른 나라가 더 나쁘므로 우리는 할 만큼 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수출 중심의 아시아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는 대만이 공식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도 대만의 성장률을 2%로 예상해 중국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했다.

대만은 한국·싱가포르·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이로 경쟁했으며 한국은 지난 2003년 1인당 국민소득에서 대만을 추월했다. 그 후에도 대만은 기업과 인력의 중국으로의 유출과 외교적 고립 등 제약으로 우리보다 성장이 처져 격차가 벌어졌다. 수년 전 필자가 국제 세미나 참석차 타이베이를 방문했을 때 대만 정부·기업·학계 모두 경제의 장래에 대해 걱정하고 돌파구를 찾고자 고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러한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위축 환경에서 2%대 성장을 하게 된 일차적 이유는 감염병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이다. 대만은 누계 확진자 수 716명, 사망자 수는 단 7명으로 식당 등 영업이나 학교 수업 제한을 거의 하지 않았다. 4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와 5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봄·여름·겨울에 걸쳐 영업장 봉쇄와 제한을 반복한 우리와는 큰 차이가 난다.

중요한 점은 대만이 방역 차원을 넘어 경제적으로도 기업의 국내 회귀와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이뤄낸 것이다. 자이언트라는 자전거 회사와 컴팔이라는 컴퓨터 회사가 복귀했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제조사인 TSMC는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국경일 연설에서 해외로의 자본 유출은 완전히 역전됐으며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대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해외투자가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직접투자에 비해 세 배나 되는 흐름이 몇 년째 계속되는 우리와 대비된다. 올해 3·4분기까지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는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로 80억 달러, 순 증가분을 보는 한국은행 국제투자 대조표에 따르면 불과 10억 달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내년도 대만 성장률은 3.2%로 한국의 2.8%보다 높다. 사실 2017~2021년 중 한국이 근소하게 앞섰던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전부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높다. 이전 대부분 기간에는 한국의 성장률이 높았지만 공교롭게 현 정부가 들어선 후 뒤바뀌었다.

코로나19 같은 경제 외적 요인이 있었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기업활동 규제 및 노조 권익 강화 등 한국의 정책 변화가 영향을 줬음이 틀림없다. 현재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은 한 마디로 정부가 주도하고 재정이 떠받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2.0% 성장 중 민간 기여는 불과 0.4%, 정부 기여가 1.6%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랏돈을 쏟아붓는 방식은 효과도 낮고 지속하기도 힘들다. IMF 통계에 의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은 2017년 40%에서 2020년 48%, 오는 2025년 64%로 급격히 증가하는 데 반해 대만은 정부 빚이 적정 관리되면서 현재 35%에서 29%로 줄어들었다.

한국은 대만은 물론 세계와 겨뤄도 경쟁력 있는 민간의 기업과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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