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강
이재무

아프고 괴로울 때 강으로 왔다

무엇이 간절히 그리울 때 강으로 왔다

기다림에 지쳤을 때 강으로 왔다

억울하고 서러울 때 강으로 왔다

미움이 가시지 않을 때 강으로 왔다

분노가 솟구칠 때 강으로 왔다

자랑으로 흥분이 고조될 때 강으로 왔다

마음이 사무칠 때 강으로 왔다



내가 나를 이길 수 없을 때 강으로 왔다

해마다 스승의 날이 오면

나는 꽃 한 송이 사들고 강으로 왔다

강은 바다에 미치면 죽는다





너는 나를 보러 왔다지만, 나는 늘 그러한 내가 아니었다. 나도 흐려지거나 투덜거릴 때가 많았다. 까닭 없이 모래톱을 쓸고 가거나, 천 년 벼랑의 정강이를 할퀴기도 했다. 때론 작은 물고기가 거슬러 오르게 두기도 했으나, 가까스로 산란지에 도착한 회귀성 어종을 야멸차게 하류로 떠밀고 가기도 했다. 나는 잔잔하다가, 소용돌이치다가, 둑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물꼬를 보러 왔다가 단 한 번 헛디딘 발목을 끌고 가기도 했고, 고삐에 묶인 짐승의 숨을 끊기도 했다. 네가 늘 그러한 네가 아니듯, 나 또한 늘 그러한 내가 아니다. 강은 바다에서 죽는 게 아니라, 바다로 개명할 뿐이다. 전화번호도 그대로다. 공일공 굽이굽이 철썩철썩! <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