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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론] 금융혁신의 평가와 발전 과제

남주하 서강대 교수·경제학

규제샌드박스·인터넷銀 추가 등

산업발전·소비자 편익 증대 기대

실질 효과 커지게 규제 더 풀어야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의 정치화와 금융 감독의 실패 등으로 금융 환경의 여건이 악화하는 과정에서 최근 금융위원회가 추진한 일련의 금융 혁신 정책들은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의 시행, 인터넷 전문 은행의 추가 선정, 오픈뱅킹 추진, 마이데이터 예비 허가 등 금융 혁신 정책들은 금융 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금융 소비자의 편익과 후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추진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의 추가적인 해결이 중요하고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들, 금융 소비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금융 규제 샌드박스는 지난 2019년 4월 이후 현재까지 135건의 혁신 서비스가 지정됐으며 금융 소비자의 편익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정된 혁신 서비스의 내용들 중 단순 결제 편의성의 제고에 그치는 서비스들이 상당하고 혁신 금융의 발전이나 금융 소비자 보호 부분이 미흡해 균형적 지정이 필요하다. 또한 조건부 혁신 금융 서비스 지정이 상당히 있어 관련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외에 제3의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선정돼 개인 대출 시장의 경쟁 제고와 중금리 대출의 확대라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터넷 전문 은행들은 송금 수수료의 절감과 무점포·비대면 대출 등으로 인한 단순 비용 축소 효과 외에 원래 기대했던 ‘메기 효과’는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새로운 신용 정보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기존 전통 은행과의 차별화된 금융 혁신을 추구하지 못한다면 중금리 신용대출의 확대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셋째, 지금까지 금융 소비자의 데이터에 대한 권리는 금융 회사의 소유로 인지됐으나 오픈뱅킹의 추진을 통해 금융 소비자는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게 됐다. 금융 소비자 개인의 데이터에 대한 자기 결정권(개인정보 이동권)이 강화된다면 정보 열위에 있는 금융 소비자의 보호와 후생이 증대될 뿐더러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오픈뱅킹의 추진 과정에서 핀테크 기업들은 배제하고 9개의 금융회사에 먼저 시범 기회를 부여한 것은 기존 대형 금융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유지되는 존속형 금융 혁신에 그쳐 원래 기대했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넷째, 소위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로 인해 금융 분야의 마이데이터 산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활성화가 가능해져 금융 소비자 중심의 금융 혁신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개인의 신용 정보를 종합적이면서 체계적으로 관리해 금융 소비자의 편익과 후생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지난해 12월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 전자 금융 업자 등 21개사가 예비 허가를 받아 향후 금융 소비자를 위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의 제공이 기대된다. 다만 마이데이터 산업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서는 빅테크 등 시장 지배자들의 전횡이나 데이터 산업에서의 양극화를 차단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한국형 금융 혁신 정책들이 빠른 속도로 추진된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정부 주도의 금융 혁신은 시장 자율 기반의 혁신이 미흡하고 기존의 시장 지배력을 인정하는 제한적인 혁신에 그칠 수 있다. 기존의 잘못된 금융 관행을 개혁하고 금융 소비자의 후생을 실질적으로 증대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한 파괴적 금융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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