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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투자의 창] '코스피 3,000' 개막과 그 이후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코스피가 3,000 시대를 열었다. 작년 말 2,873포인트에서 마감될 때만 해도 올해 중 3,000을 넘어설 수 있지만 시점은 조금 늦어질 수 있겠다는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불과 4거래일 만에 코스피는 3,000을 넘겼고, 현재 3,100선까지 넘어선 상태다.

상승 속도가 워낙 급하다 보니 한편으로는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빚투’도 크게 늘었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산 투자자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커질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팔아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걱정은 일부 타당하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일시적인 흔들림이 나타나더라도 곧 다시 오르고, 전반적으로는 과거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3,000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증시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변화, 그리고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가 지난 10년간 저평가됐던 우리 증시를 상당 수준 정상화시킬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크게 바뀌었다.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수위권의 경쟁력을 가지면서 치고 올라왔고, 바이오시밀러 업체들도 약진했다. ‘국내용’이라는 평가로 주가 상승이 제약되던 플랫폼 업체들도 온라인 쇼핑이나 공유서비스, 금융업 등 사업 영역의 확장을 통해 재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오히려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성공적인 방역과 안정적 경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우려했던 기업들이 선방하는 가운데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새로운 기업들이 증시에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도 기업의 변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오는 개인 자금은 과거처럼 중소형주가 아닌 대형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는 원래 예금·부동산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을 선호했던 자금들이 비교적 안전한 종목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 수익률보다 배당을 포함한 장기적 관점의 수익률에 더 큰 관심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시장이 조금 흔들려도 증시에서 바로 빠져나가지 않을 법한 자금들이란 얘기다.

여기에는 주로 부동산 투자의 세후 기대수익률 하락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결국 취득·보유·양도 과정에서 모두 높아진 세금이 주된 요인일 텐데, 이제 거주 주택 이외의 주택에 투자할 경우 대체로 20~30% 정도 올라야 원본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높아진 가격과 번거로움을 고려하면 너무 높은 기대 상승률이다. 증시에 들어왔던 자금이 다시 나가려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증시가 매일 오를 수는 없다.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도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증시에 들어왔던 자금도 일부 빠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기업과 가계의 변화에는 구조적으로 해석할 만한 부분들이 많다. 따라서 큰 악재가 없다면 우리 증시는 3,000 시대에 안착해 4,000시대로의 도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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