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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정여울의 언어정담] 불리한 상황을 뛰어넘어 눈부신 존재로 변신하는 사람들

작가

첫 무도회서도 빛난 신데렐라처럼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는 건

환경 상관없이 발휘할 수 있는 용기

정여울 작가




때로는 타인의 존재가 빛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재능인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영화나 드라마의 배역을 연결해 주는 캐스팅 디렉터 같은 사람들이다. ‘왕좌의 게임’에서 무명 배우였던 키스 해링턴을 그 유명한 ‘존 스노우’로 만든 사람, 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던 에밀리아 클라크를 ‘대너리스 타가리엔’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캐스팅 디렉터 니나 골드다. 그녀는 자신이 노력하여 ‘이 배우의 재능’과 ‘저 영화의 스토리’가 완벽히 어울리는 조합을 이루어낼 때마다 커다란 기쁨을 느낀다. 존재는 훌륭하지만 상황이 받쳐주지 않을 때, 이런 멋진 해결사가 필요하다. 콜린 퍼스를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으로 낙점하여 그로 하여금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는 영광을 누리게 한 눈부신 혜안도 니나 골드의 몫이었다. 배구에서 ‘세터’의 역할이 팀 전체의 플레이를 좌지우지하듯, 캐스팅 디렉터에게는 배우 각자의 재능이 거대한 무대 세트장에서 조화롭게 발휘될수록 머릿속에 미리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능이 필요하다.



돌이켜 보면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절로 나올 때가 많다. 우리가 이토록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존재라면, 거꾸로 상황을 창조적으로 역이용하는 길도 있지 않을까. 불리한 상황에 압도되어 버리는 사람이 있고, 상황의 불리함을 뛰어넘는 사람도 있다. 예컨대 평소에는 척척 잘 풀어내던 문제를 ‘중요한 시험’이라는 상황 속에서는 너무 긴장하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우리는 상황에 압도되는 것이다. 반대로 ‘무대 체질’이나 ‘실전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의 특징은 ‘상황’이 주는 고유의 긴장감을 즐긴다. 연습할 때는 설렁설렁 대충하는 듯 하다가, 실전에 임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찬란한 재능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긴장감, ‘이 경기에서 이기면 나는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그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황은 불가피한 굴레일 수도 있지만 눈부신 기회일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되면 갖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신의 숨은 잠재력을 뿜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신데렐라 또한 ‘상황의 마법’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녀의 사악한 새엄마가 곁에서 항상 괴롭힐 때, 신데렐라는 그야말로 천덕꾸러기였다. 그러나 연회장에서 신데렐라는 우아하고 찬란한 모습으로 나타나, 계모와 이복 언니들마저 신데렐라를 알아보지 못한다. 한 번도 파티에 참가해본 적이 없는 그녀는 마치 원래부터 늘 그랬던 것처럼 우아하고 기품 있게 걷고 말하고 웃음 짓는다. 이렇듯 ‘상황의 마법’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상황조차 새롭게 창조해 낸다.



공동체 속에서 각자의 재능이 눈부시게 발휘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야말로 리더의 능력일 것이다. 반드시 한 명의 리더가 모두를 이끌어갈 필요는 없다.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사자, 양철 나무꾼, 허수아비처럼 그 누구도 서로에게 지배하지 않으면서 오직 ‘우정’이라는 접착제만으로 서로의 사기를 한껏 끌어올릴 수도 있다. 허수아비는 뇌가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탁월한 지략을 발휘하고, 양철 나무꾼은 심장이 없지만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더 따스한 마음으로 연약하고 힘 없는 존재들들 돌보며, 사자는 용기가 없지만 친구들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나서서 그들을 구해낸다. 목숨을 걸고 서쪽 마녀를 찾아내야 하는 미션 앞에서, 그들은 포기라는 쉬운 길을 놔두고 도전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한다. 그들의 마음 속에서는 바로 이런 문장이 지나간다. ‘너희와 함께 한다면, 난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오랫동안 동고동락해 온 그들에겐 ‘우정’이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최고의 에너지였던 것이다. 극도로 불리한 외부의 상황을 나에게 유리한 최고의 우군으로 만드는 힘. 그것은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려는 용기에서 우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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