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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삼미서옥(三味書屋)

윤한기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한국노동문화협회 이사)





과거 공장에서 산업 재해를 당한 뒤 외환 위기 때 부도 중소기업인들을 돕기 위해 ‘팔기회’ 사무국장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서예에 심취했고 이후 중국 항저우에 있는 붓글씨 대가 왕휘지 선생의 난정박물관을 두 차례 방문했다. 이때 인근 ‘삼미서옥(三味書屋)’에서 인생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집은 중국의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노신 선생의 생가다. 당시 그곳에서 소금 맛, 장맛, 식초·젓갈 맛이라는 세 가지 음식을 학문에 빗대 세상을 깨우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람은 어머니 자궁 속 양수에 있는 염분의 도움을 받아 태어나기에 살아가며 소금 맛을 떠날 수 없다고 했다. 쌀밥에 소금기가 어우러지면 입맛을 돋우듯 경서를 곱씹어서 배우라고 했다.

불경·시경·도덕경·주역·중용·논어 등 성현과 부처의 정신세계에 젖어 들다 보면 그분들을 닮아간다. 부처는 자비로 사랑과 슬픔을 나누고, 노자는 도덕경으로 삶의 길을 찾고, 공자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삶의 길을 안내했다. 특히 공자는 인이 안타까움에서 어진 심성을 봄의 새싹처럼 갖고, 의는 가을의 바람·서리처럼 자존심을 지키고, 예가 아니면 볼 것도 들을 것도 말할 것도 움직일 것도 없다고 했다. 지혜로 시비를 가리고 지혜가 없으면 높은 자리에 있어도 멸시를 받으니 조심하고, 신으로 악랄함을 물리치고 후덕하고 화목하게 뿌리를 내려 모든 생명과 같이 누리라고 했다.

노신은 장맛을 느끼듯이 역사를 깊이 익히라고 강조했다. 한나라 사마천은 성 기능을 제거하는 궁형을 당하고도 사기열전을 써 중국 역사를 총정리했다. 마치 된장·간장이 안주와 반찬의 깊은 맛을 높이듯 옛것을 연구하고 새로운 이치를 깨우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발휘한 것이다. 논어는 만물의 이치와 윤리 도덕을 찾아 경륜을 찾으라고 권한다. 몸과 마음을 닦고 집안 가솔을 가지런히 하고 세상에 나아가 청운의 꿈을 이루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추진 과정에서의 혼돈 상태에 머물러 있다. 오는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 지도자들이 하늘의 도리를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다.

노신은 식초와 젓갈에 빗대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처럼 다양한 학문을 섭취하라고 했다. 당시는 수많은 학자와 사상가가 세상을 구하겠다고 나타난 시기다.

노신은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문학으로 전환한 후 고향에 돌아와 문학을 통한 반청 혁명운동에 나섰다. 이때 그의 어머니는 매일 사당에서 정화수를 올리고 아들의 안녕을 빌었다고 한다. 설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향을 찾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래도 선조들의 진리와 철학을 곱씹으며 사람 도리가 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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