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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현정택의 세상보기] 재정 퍼부어도 고용 회복 못 이룬다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공공일자리, 수치만 일시적 개선

최저임금 업종별 탄력 적용 등

기업 부담 덜어줘야 채용 늘어나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전 청와대 정책수석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 연이틀 일자리 중요성을 강조하고 청와대 보좌관과 장관들에게 고용 대책을 촉구했다.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종사자에 대한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정치권의 논의에서 나아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고용 위기 상황에 주목한 점은 다행이다.

현재의 고용 상황은 취업자 감소와 실업자 증가 폭이 외환 위기 때 못지않게 충격적이다. 특히 취업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청년들의 사정은 절박하다. 20대 고용률이 한 해 전과 비교해 4.2%포인트나 감소했다. 20대 인구는 늘었는데 취업자는 줄어 이를 함께 고려하면 약 30만 명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30∼50대의 고용률이 각각 2%포인트 내외, 인구 감소 효과를 제외한 취업자 감소가 10만∼15만 명인 것과 대조된다. 청년 실업률은 9.5%, 잠재 실업자까지 포함한 확장실업률은 27%, 그냥 쉬었다고 한 청년들도 50만 명가량 된다.

사회에 첫발을 디뎌야 할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어진 것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문 닫은 가게나 빈 사무실처럼 눈에 바로 띄지는 않지만 국가 경제의 잠재 역량을 해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심각한 고용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의 중점은 재정을 쏟아 만드는 단기 일자리 사업이다. 정부는 올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 기관이 합심해 1분기까지 90만 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한다.

현 정부 들어 매년 확대해온 공공 일자리 사업이 일시적으로 취업자 통계 수치는 늘릴지언정 지속성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봐왔다. 고용 상황의 위중함을 인식은 하지만 대책은 하던 방식대로 더 많은 재정을 들여 해결하겠다는 정부다.



자영업자에 대한 현금 지원 소요에 맞춰 추정한 4차 재난지원금 규모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3차 재난지원금 9조 3,000억 원보다 더 넓고 두텁게 현금을 지원하고 일자리 예산까지 추가한다면 15조∼20조 원, 혹은 언론 보도처럼 30조 원이 될지도 모른다.

필연적으로 국가 부채도 확대되고 그러지 않아도 힘든 청년 세대가 장래 갚아야 할 몫이 커진다. 정부가 고용을 위해 예산을 쓰겠다면 직접 돈을 주는 사업보다 직업 훈련을 확대하든지 취업 센터를 지원하든지 간접적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다.

일자리와 취업 대책의 핵심은 민간 기업의 채용 확대다. 다행히 최근 수출이 증가하고 제조업 생산과 투자가 늘고 있는데 이 분위기를 타고 채용 시장이 활력을 찾게 만들어야 한다. 한 취업 포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졸 채용을 1분기에 하겠다는 기업이 절반가량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채용을 미뤘던 기업들이 연초부터 채용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이다.

정부가 지금 할 일은 이 기업들을 북돋아 가능하면 많이 채용하게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와중에도 반도체 수출로 영업이익을 늘렸는데 여당에서는 이 같은 회사의 이익을 손실 본 사람에게 나눠주라는 이익공유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기업에 대한 부담을 늘리는 사회연대기금법도 사람 뽑을 돈을 줄어들게 한다. 기업 규제로 인해 국내 사업장의 해외 이전을 고려한다는 기업이 21.8%라는 조사도 있다.

한국에서 고용의 대부분을 맡는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자 감소 폭이 크고 회복 속도도 느리다. 이들에 대해 업종에 따른 최저임금이나 근로 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고용이 살아나게 할 필요가 있다. 국가 경제에서 기업의 중요한 역할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올바른 대책의 출발점이다.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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