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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AI가 군사패권 좌우"···美 '쿼드+3·나토' 연대로 中 견제

[격화하는 미중 'AI 전쟁']

첨단기술 올인 中, 軍 활용도 높여

"美 뒤처지면 10년내 패권 잃을것"

인도·대서양·태평양 등 협력 강화

바이든, 동맹 간 이중 포위망 구축

韓에도 '반중 동참 압박' 나설듯





미국 국립인공지능보안위원회(NSCAI)의 보고서에는 중국의 인공지능(AI)과 5G, 로봇 등 첨단 기술이 경제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겼다. 특히 중국이 군사 관련 기술에 AI 활용도를 높이는 만큼 미국이 10년 안에 군사 패권을 내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의회 자문 기구인 NSCAI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공동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도 첨단 기술의 주도권이 넘어갈 경우 군사 패권도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우방에 대중(對中) 연대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술이 곧 안보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5월 공개한 ‘대(對) 중국 전략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미중 갈등의 근본 이유를 ‘첨단 기술’이라고 직접적으로 밝혔다. 미국은 중국의 시장을 왜곡하는 강제 기술이전과 지식재산권 관행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로 대응했다고 명시하며 기술을 둘러싼 갈등이 미중 갈등의 원인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기술 영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기술 우위가 곧 안보 우위로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과거에는 핵 관련 기술 등 일부 기술만이 군용으로 전용됐으나 AI를 포함한 거의 모든 첨단 기술이 군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NSCAI는 AI 안보 체계가 “결정 시간 단위들을 압축하고 인간이 혼자서 신속히 할 수 없는 군사적 대응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첨단기술 굴기를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미국을 조여오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AI 2030)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AI 핵심 산업을 1조 위안 규모로 발전시켜 AI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후 중국은 2017년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AI 기술별 특허에서도 주요 6대 기술 분야 중 머신러닝과 기초 알고리즘과 관련해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NSCAI가 “인간은 AI가 개입한 사이버 공격이나 드론, 미사일 테러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며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미국은 10년 내 군사 패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바이든의 선택은 ‘기술 연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동맹국들과의 기술 연대’를 강조한 만큼 미중 간 기술 전쟁은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보복 관세나 수출통제개혁법(ECRA) 등을 통해 일 대 일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우방을 활용한 공동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NSCAI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중 연대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미국의 AI 자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동맹 간 연대 수준을 높여 대중 포위망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쿼드 회원국 간 AI 관련 ‘방위 및 정보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한국과 베트남·뉴질랜드를 협정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국과 유럽의 집단 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AI 관련 협력 체계를 강화해 ‘대서양·태평양 파트너십’을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중의 포위망을 만들라는 것이다. NSCAI는 또 ‘국방을 위한 AI 파트너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국방부와 의회에 권고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 산하 합동인공지능센터를 주축으로 설립된 파트너십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호주·프랑스 등 미국의 우호국으로 구성돼 있다. 파트너십 내에서는 AI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데 대한 원칙이 논의되고 실제 AI의 군사 기술화에 대한 방법도 공유된다.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이 관건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가 NSCAI의 구상을 수용하면 한국은 미중 첨단 기술 갈등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다. 우방인 미국이 대중 전선 동참을 강력하게 요구하면 한국으로서는 이를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일대일로 연선 국가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여한 것도 반중 전선을 와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유화 제스처에도 한국이 미국의 편에 설 경우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핵심 수출 품목에 직접적인 역풍이 예상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동참 요구를 완전히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미중 양자택일 공간에서 운신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히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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