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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IB&Deal
[시그널] 계좌 240만개 몰려 31만건은 '빈손'···1억 넣었어도 5~6주

■SK바이오사이언스 64조 뭉칫돈

NH證 2월에만 신규계좌 30만개

풍부한 유동성에 청약문턱 낮추자

소액투자자 대거 베팅…경쟁률 쑥

삼성·하나금투 신청 많아 추첨으로

IPO 열기에 후속주자들 흥행 기대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일반 청약이 시작된 지난 9일 서울 중구 을지로 NH투자증권 창구를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주 청약의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발품을 팔았음에도 일부 투자자는 단 한 주의 주식도 받지 못하는 탓이다. 또 워낙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균등 배정 방식에도 1억 원을 넣어도 실제 손에 들어가는 주식 수는 5~6주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균등 배정은 일반 청약 물량의 50% 이상을 신청 건수로 나눠 그만큼을 모든 청약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일 “균등 배정 방식을 도입하면서 한 주라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몰렸던 게 화근”이라며 “물량 배정이 적은 증권사에 청약한 투자자들은 단 한 주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반 청약에 참여한 청약 계좌 수는 약 239만 8,167개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청약 신청 건수인 23만 개에 비해 10배가량 늘었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약 30만 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는데 이달에는 8일까지 23만 개의 계좌가 새로 생기기도 했다. 증권사에 배정된 물량의 절반을 청약자 전원에게 균등 배분하는 방식이 도입돼 청약 금액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가족 계좌를 총동원해 청약을 하는 모습도 펼쳐진 것이다.

문제는 물량 배정이 충분하지 않은 증권사. 실제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청약 건수가 각각 39만 5,290건, 20만 9,594건을 기록해 균등 배정 물량(14만 5,928주)을 넘어섬에 따라 균등 배정 물량을 무작위 추첨으로 배정한다. 최소 청약 수량 10주에 증거금 32만 5,000원(증거금률 50%)을 낸 청약자들 일부는 추첨 결과에 따라 1주도 배정받지 못하게 됐다. 두 증권사의 청약 건수는 약 60만 건. 이 중 절반이 넘는 31만 건은 균등 배정을 받지 못한다. 나머지 주관사 4곳은 청약 건수가 균등 배분 물량보다 적어 청약자 모두 최소 1주는 받게 된다. 일부 청약자는 균등 배분 물량에서 1주를 더 받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 청약에 뭉칫돈이 몰린 이유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 개발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을 기록한 SK바이오팜의 학습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같은 SK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로 상장 이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수요예측 흥행(경쟁률 1,275 대 1)에도 불구,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에서 확정한 점도 SK바이오팜과 비슷하다.

풍부한 유동성도 한몫했다. 이달 9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68조 997억 원으로 2019년 말 20조~30조 원에 비해 2~3배 많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시중 자금이 갈 곳을 잃은 상황에서 일반 주식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공모주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약이 마무리되면서 따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는 6만 5,000원. 첫날 따상을 기록할 경우 주당 10만 4,000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처럼 상장일 다음 거래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할 경우 기대 시세 차익은 15만 4,700원까지 늘어난다.

한편 청약 계좌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업공개(IPO) 열기가 계속될지도 관심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다른 IPO 공모주 투자에도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올해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LG에너지솔루션·크래프톤·카카오뱅크·현대중공업·에스디바이오센서 등 인지도가 높은 기업들이 대거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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