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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사회 “北 비핵화” 외치는데 백신 지원 카드 꺼낸 文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0개국 정상들이 14일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담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포기(CVIA)’보다 강도가 더 세졌다.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없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이라는 표현까지 들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도 대북 제재 대열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엄중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폐기 전도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외려 거꾸로 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우리는 북한에 백신을 제공할 계획이 없다. 다만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이 제공되도록 하는 국제적 노력을 지지한다”고만 밝혔다. 사실상 대북 백신 지원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주민에게 백신을 공급하고 싶다는 취지를 나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당장 우리 국민조차 언제 백신을 맞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북 백신 지원 카드를 서둘러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15일 현재 1차 접종 완료자가 1,300만 명을 돌파해 우리 인구 대비 접종률은 겨우 25%를 넘었다. 전 국민의 70%가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멀다.

문 대통령의 설익은 대북 백신 지원 제안은 ‘북한 매달리기’ 고질병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남북 관계 이벤트를 만들어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정부의 대북 조급증은 북한의 전술에 말려들게 만들 뿐 아니라 어렵사리 복원한 한미 공조를 흔들 수도 있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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