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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장세, 빅테크 몰빵 위험"···서학개미 채권·메타버스 등 ETF 분산투자로 진화

인플레·금리 상승 우려…투자 자금, 안전사산으로 몰려

S&P500 추종 상장지수펀드에 1,830만弗 순매수 1위

친환경·원자재 ETF 등으로 '쇼핑 포트폴리오' 구성도





이달 들어 서학 개미의 투자 목록에서 ‘테슬라’에 이어 ‘애플’마저 사라졌다. 한동안 빅테크에 집중돼 있던 서학 개미의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대형 기술주의 자리를 대신한 것은 상장지수펀드(ETF)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기술주를 추가 매수하기보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메타버스·친환경·회사채 등 ETF를 매수해 투자처를 넓혀가고 있다. 개별 종목 대신 지수 레버리지 상품이나 테마형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자산 배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16일 국내 투자자들은 ‘뱅가드 S&P 500’ ETF를 1,830만 달러(약 210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아이셰어스 JP모건 이머징마켓채권(1,793만 달러)’ ‘마이크로섹터스 US 빅 오일지수 3배(1,381만 달러)’ ‘뱅가드 중기 회사채(1,011만 달러)’ 등이 ETF 가운데 순매수 상위를 차지했다. 원유 관련 ETF를 제외하면 대부분 안전 자산으로 평가되는 종목들에 자금이 몰렸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더불어 경기·실적 등이 고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확대되며 ETF를 통해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흘러들어 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서학 개미들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과 증시 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장세에서는 개별 종목 대신 지수 ETF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으로 수익률 방어에 나선 셈이다. 특히 최근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지는 S&P 500 ETF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를 포함하고 있어 변동성 장세에 대비하면서도 기술주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최근 금리 하락 국면에서 기술주가 다시 관심을 받으면서 S&P 500에 투자하는 ‘SPDR S&P 500(SPY)’의 경우 최근 한 달 수익률이 2.49%를 기록해 한국(-0.43%), 일본(0.45%), 중국(-2.82%) 등 지수에 투자하는 ETF보다 양호한 성과를 올렸다.



연말 금리 상승 전망에도 불구하고 채권 ETF로의 자금 유입 역시 지속되는 점도 눈에 띈다. 신흥국 채권과 중기 회사채 ETF 이외에 ‘아이셰어스 미국 5년 이하 변동금리부채권(FRN)’과 ‘인베스코 2023년 하이일드 본드’에 각각 901만 달러와 511만 달러가 유입됐다. 전균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 수석연구위원은 “하반기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는 상황에서 채권형 ETF의 활용도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며 “3·5·10년 등 만기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적은 자금으로도 다양한 전략으로 통합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어 채권형 ETF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안정적인 자산 배분에만 해외 ETF가 활용된 것은 아니다. 특정 인기 업종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ETF를 택한 투자자들도 있다. 테마형 ETF로는 최근 성장성이 주목을 받은 메타버스와 친환경 관련 종목에 자금이 몰렸다. 대표적인 종목이 지난달 30일 상장한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다. 엔비디아·로블록스·마이크로소프트·텐센트·TSMC 등에 투자하는 해당 종목에는 지난주 997만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이외에도 친환경에너지 관련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S&P 글로벌 클린 에너지 지수’와 ‘인베스코 태양광’에도 각각 740만 달러와 536만 달러가 유입됐다. 대형 기술주 테마의 경우 테슬라·애플·아마존 등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종목들이 증시를 이끌었지만 최근 유행하는 메타버스 등의 테마에서는 신생 기업들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아 ETF로 투자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 ETF를 활용한 자산 배분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의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 “당분간 선진국 주도의 경기 개선세가 지속되며 미국과 유럽 시장에 투자하는 ETF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견조한 성과가 지속되는 미국 리츠나 벌크선 운임 관련 BDI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좋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인컴형 자산 등 안전 자산으로의 이동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최근 증시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급격한 유동성의 증가로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오른 부분이 있어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배당주나 인컴형 자산, 달러형 자산 등 안전 자산으로 자금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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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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