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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자동차
[두유바이크]<123>배달 라이더와 레저형 라이더, 친해질 수 있을까

"우릴 활용해 불합리한 이륜차 제도 해결을"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의 연대 제안

배달 갑질·산재 등 업계 고질병 개선 촉구


바이크에 입문한 후에야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배달 라이더 분들. 예전엔 그저 도로의 사륜차나 가로수처럼,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제가 바이크를 타기 시작하니 한 분 한 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저 분은 복장이 독특하시네, 저 분은 정말 시간이 촉박하신가보다, 비가 쏟아지는데 사고 안 나셨으면 좋겠다...등등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배달 라이더들의 노동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님, 전성배 노동안전상담사님과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몇몇 바이크 전문매체 기자님들과 함께, 저도 묻어가서 평소에 궁금했던 부분을 여쭤볼 수 있는 자리였죠.

전성배(왼쪽)님과 박정훈님.




우선 라이더유니온 소개부터. 라이더유니온은 2019년 5월 국내 최초의 배달노동자조합으로 설립된 단체입니다. 다른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라이더의 노동환경, 산재, 갑질, 부당해고 등에 맞서 단체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라이더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노동조합이니까 조합비(1만원부터)는 납부해야 합니다. 수리공제 회원으로 가입(월 2만5,000원)하면 바이크 수리비의 50%(150만원 한도, 무사고 2년이면 최대 70% 보장)를 지원받을 수도 있고요. 자차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배달 라이더들을 위한 고마운 사업입니다.

라이더유니온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걸 바꿨습니다. 배달 플랫폼 사측과의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라이더 산재보험 전면 적용을 촉구했습니다. 라이더 개개인들이 흩어져 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이죠. 배달 라이더에게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허용하는 갑질 아파트 리스트+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고, 라이더에게 무리한 업무를 강요하는 배달플랫폼의 AI 알고리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륜차 보험료 현실화, 신호를 지키면서 일할 수 있게 해줄 안전배달료 도입 등도 촉구하고 있구요.

갑질과도 맞서 싸우는 라이더유니온. /사진=라이더유니온 홈페이지


덕분에 "초창기에는 기업 이야기만 들었던 정부, 국회가 이제는 라이더유니온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라이더들도 '시민권'을 획득한 셈(박 위원장님)."이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배달 라이더는 여전히 도로 위의 약자입니다. 아마 '약자'라는 표현에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그 분들이 원래 흉폭(…)해서 신호를 어기고 칼치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배달하지 못하면 페널티가 주어지고, 고객의 쓴소리(어쩌면 갑질)를 듣게 되니까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사력을 다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러다가 사고가 나도,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 게 지금까지의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이제 꽤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배달 라이더를 싸잡아 비하하는 말과 글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모터사이클 동호회에서도요. 일부 레저형 라이더들마저도 배달 라이더에 대한 멸시와 혐오가 있는 거죠. 박 위원장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신호위반이나 과한 소음)같은 것은 오히려 레저형 라이더들이 더 심할 때도 있다. 하지만 누가 더 심한지에 신경쓰기보단, 레저형 라이더들이 '우리를 활용하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한다. 사실 레저형 라이더들도 시민권을 갖기가 어렵지 않나. 우리는 그나마 생존을 위한 활동을 해 와서 생각보다도 빨리 대표성을 갖게 됐고, 규모에 비해 영향력이 커졌다. 그러니까 레저형 라이더들도 우리를 통해서 원하는 부분을 주장하면 되지 않을까. 우리에겐 노동을 위한 필수적인 문제들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러니까 지정차로제라든가 자동차전용도로, 이륜차관리제도나 주차장 문제, 이륜차정비자격증과 표준공임비처럼 우리나라의 각종 불합리한 이륜차 규제와 문제점들을 사이좋게 손잡고 해결하자는 거죠. 이런 연대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을 못 해봤는데, 오히려 먼저 손을 내미는 라이더유니온의 광활한 시야와 넓은 배포에 감탄했습니다.

모든 라이더에게 손을 내미는, 고마운 라이더유니온. /사진=MBC 캡처


아직까지 라이더유니온에 가입한 라이더 수는 700명대에 그칩니다. 전체 배달 라이더 수 추산이 어려워서(전업, 부업 등 통계가 없음) 가입률도 계산이 불가능한 상황. 그래도 지금까지 전력을 다해 달린 라이더유니온의 모습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라이더유니온은 도로의 위험에 노출된 라이더들을 위해 다양한 안전 교육과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중점 캠페인은 헬멧 착용·주행 중 흡연·불법개조 지양(배달 바이크가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요)"이라는 박 위원장님의 말씀. 또 안전교육을 맡을 라이더 강사를 양성해 꾸준히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도시락배달 같은 자원봉사 활동도 이어지고 있고요.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라이더 노조지만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레저형 라이더이실 두유바이크 열성독자님들도 가입과 조합비 납부로 힘을 실어주시면 어떨까 귀띔드리며,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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