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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처럼 전기료 10배 뛸수도"···전력소모 큰 반도체·전기차 타격

[NDC 팩트체크] <1>가파른 전기요금 인상 없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 높고 ESS 구축에도 수백兆 필요

정부, 추가 요금제도 추진…매년 상한폭까지 인상 가능성

"자칫 AI·자율주행차 등 미래산업 성장에 발목" 우려 커져





“전기요금이 10배나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솔직히 고백해야 합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영국은 최근 풍력발전의 효율이 낮아지면서 전기요금이 10배가량 치솟았다”며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질타했다. 전체 발전에서 풍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했던 영국은 최근 몇 달 새 기후변화 등으로 그 비중이 5%까지 곤두박질쳤다. 결국 영국 발전사들은 이를 메우기 위해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기 시작했고 전기요금은 몇 달 새 최대 10배까지 급등했다.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2018년 대비) 감축하는 ‘탄소 중립’ 정책에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화력과 원자력발전의 빈자리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는 방침이지만 천문학적인 비용 투입이 수반될뿐더러 신재생 발전 효율이 낮은 국내 여건상 전기요금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가파른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전기 사용이 많은 주력 제조 업종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올 4분기 전기요금을 1kWh당 3원 인상하기로 함에 따라 4인가구는 매달 1,050원의 전기요금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전망이다. 문제는 NDC 상향으로 신재생 발전비중이 ‘9차 전력수급계획’ 대비 한층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이 같은 전기요금 부담 증대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현재 연료비 연동제는 연간 전기요금 상한폭을 1kWh당 5원으로 제한해 놓았지만, 탈원전 정책에 NDC 상향에 따른 신재생 보급 급과속 정책이 맞물리면서 전기요금은 매년 상한폭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 인상폭을 제한할 경우 정부와 산업은행이 51.1% 지분을 보유한 한전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혈세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전의 별도기준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122.5%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대비 31.5%포인트 높아졌을 정도로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 신재생 확대 등의 급격한 원가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기요금 인상폭 제한 시 한전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전기요금을 매년 상한 폭까지 올린다고 가정하면 4인 가구는 인상 첫해 월 1,750원의 추가 부담을 시작으로 10년 뒤에는 그 10배인 월 1만 7,500원의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현재 4인 가구의 월평균 전기요금이 5만 5,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새 32%나 뛰어오르는 셈이다.

더욱이 신재생에너지의 높은 발전 단가는 전기요금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실제 지난달 기준 태양광의 1㎾h당 발전 단가는 원자력발전(32원 70전)의 3배 수준인 98원 70전에 달한다.이 같은 신재생의 발전 단가 또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비율을 맞추기 위한 신재생공급인증서(REC)는 제외한 수치라는 점에서 실제 원자력과의 발전 원가 차이는 6배가량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RPS 비율을 대폭 상향 조정할 예정인 데다 태양광 부지 포화 상태에 따라 농지 등 값비싼 토지에 신재생 설비를 구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발전 단가의 추가적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송배전망 구축과 관련한 추가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는 점도 가파른 요금 인상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양금희 의원실에 따르면 2034년 59GW 규모의 신재생 설비를 전력계통망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17조 원의 비용이 필요하고 주민 반발을 피하기 위해 송전망을 지중화할 경우 비용은 56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나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 발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를 대폭 늘려야 하는 점도 또 다른 인상 요인이다. 2050년까지 ESS 설비 구축에만 600조 원에서 최대 1,000조 원 넘게 투입해야 한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곳곳에 산재한 인상 요인으로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오를 경우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폴리실리콘 업체 OCI는 최근 몇 년 새 전기요금 부담을 이유로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생산 기지를 구축 중이다. 반도체·자동차·배터리·조선·철강 등 전력 소비가 많은 다른 주력 산업들도 낮은 전기료를 찾아 해외로 생산 기지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기요금 상승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미래 산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크다. 이들 산업은 전력 소모가 많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적인 데다 향후 6세대(6G)까지 상용화될 경우 전력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위원회 또한 디지털 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2030년 전력 수요 예상치를 기존 542.5TWh에서 567.0TWh로 상향하기도 했다.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제라도 정부가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NDC 상향안에 함께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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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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