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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의 경고와 파월···“연준, 인플레와의 싸움서 뒤처져”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 총정리

스티븐 므누신(오른쪽) 전 재무장관이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연준이 금리를 반드시 올려야 한다며 강하게 발언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그에 따른 금리인상이 더 빨라질 수 있는 분위기다. /로스앤젤레스=김영필 특파원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입니다. 17일(현지 시간)부터 20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하느라 이번 주 ‘3분 월스트리트’를 전해드리지 못했는데요.

대신 오늘은 ‘3분 월스트리트’가 안 나가는 날임에도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의 내용을 모아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현지에서 기사를 보내기도 했지만 내용이 많은 만큼 한 눈에 보기 쉽게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컨퍼런스에서 얻은 것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22일, 바로 오늘 있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도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재무부·연준 예측 제대로 못해…인플레 상당한 위험 금리 반드시 올려야”


이번 ‘밀컨 컨퍼런스’에서 알아둬야 할 7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므누신 “3.5% 인플레 수년 가능성. 연준 금리 반드시 올려야”, “재무부·연준 예측 잘 못한다”

② 마크스 “저금리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통화정책 정상화해야”

③ 퀄스 “일시적이라는 말의 뜻이 단기라는 건 아니다”

④ “(장기적으로는) 기술혁신에 따른 디플레이션 가능성 존재”

⑤ “스태그플레이션 확률은 거의 없다”

⑥ 美 상무 “반도체는 상당한 국가안보”…정보요구·증산 등 강경노선 유지

⑦ 유동성 장세 당분간 더 간다

우선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의 말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3.5%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수년 간 갈 수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반드시 올려야 한다라고 했는데요. 3.5% 얘기는 얼마 전에 한 적이 있는데 이와 별도로 컨퍼런스에서는 금리인상을 강하게 요구하며 ‘has to’라는 단어를 썼는데요. 웬만해서는 쓰지 않는데 아주 강한 표현이었습니다.

밀컨 컨퍼런스에서는 인플레 논쟁이 뜨거웠다. 결국 므누신 전 장관과 하워드 마크스(오른쪽)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갈랐다. /로스앤젤레스=김영필 특파원


중요한 것은 그가 질의응답 와중에 재무부와 연준의 예측(predict) 모델이 맞지 않다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므누신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4년이나 했는데요. 재무부와 연준이 돌아가는 것은 다 알고 내부 전망과 관련해 무엇이 한계인지 잘 알게 됐을 겁니다. 직전 재무장관이 이 정도로 얘기할 정도면 인플레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금리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게 되겠구나라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 므누신 전 장관은 현 파월 의장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추천한 사람입니다. 컨퍼런스에서도 “파월이 코로나 때 업무를 잘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를 연임시키기 바란다”고 했는데요.

이를 보면 므누신 전 장관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연준을 돕기 위해 강한 발언을 했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연준을 질책하는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연준이 정책전환을 할 수 있는 구실이나 변명거리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요. “시장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요.

중요한 건 이런 뒷배경도 뒷배경이지만 인플레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이해하는 겁니다. 월가의 큰손인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저금리가 되면 사람들은 낮은 금리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고 정치인들은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으며 재무부는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이 적어진다”며 “모든 이들이 낮은 금리를 원한다. 이는 아이스크림과도 같다”고 했는데요. 모두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만 계속 먹으면 배탈이 나듯 지금도 물가와 달러 위상을 생각하면 그만 할 때가 됐다는 말입니다. 그는 이대로면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나를 더 보시죠. 랜달 퀄스 연준 부의장이 밀컨 컨퍼런스에서 한 얘기 중에 눈여겨 볼 게 “일시적이라는 말의 뜻이 꼭 단기라는 건 아니”라는 부분입니다. 공급문제와 물가상승 위험 같은 것은 많이 했던 것들이고 일시적이 짧은 기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건 인플레가 꽤 길어질 수 있다는 거죠. 10년, 20년, 50년 이런 기준으로 가면 1~2년의 높은 물가상승도 일시적(결국 낮아짐)일 수 있겠지요. 이 또한 정책실수 가능성을 하나씩 흘리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디플레 요인 결국 시간이 문제…유동성 장세 당분간 더 간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적지 않은 이들이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대표의 설명이 대표적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기술혁신은 가격하락 요인이고 이것이 전체적으로 디플레이션을 불러온다는 얘기죠. 우드 대표는 행사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는데요.



일부 매체에서는 이를 크게 다뤘지만 새로운 얘기는 아닙니다. 실제 그는 공급문제가 터지기 전인 올 봄 이전부터 이런 말을 해왔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그 때 제목이 ‘캐시 우드, 올 인플레 4% 갈 수도…단, 기저에는 디플레 압력’입니다.

어쨌든 그 뿐만이 아닙니다. 월가에서 이름난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항공과 호텔·접객·자동차 등에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 분야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분야”라며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이 따라 늘어나게 된다. 결국 공급이 돌아오면 가격은 내려올 것이며 우리는 내년 이 자리에서 디플레이션의 공포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헌트 PGIM 최고경영자(CEO)도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것 가운데 하나가 경제와 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장기적 디플레이션 요소가 매우 강력하다는 점”이라며 “이는 지난 10년간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렸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기술혁신과 고령화에 따라 기저에 디플레 압력이 있다는 분석을 높게 봅니다. 큰 틀의 흐름을 잡아냈기 때문이지요. 기저에 이런 요소들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경제의 기저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핵심은 시점이다. 디플레가 근본적이지만 중장기적인 요인이라면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을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영필 특파원


하지만 말씀 드린 대로 이는 기저에서 상대적으로 천천히, 대신 크게 경제와 사회를 바꾸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결국 시간이 문제입니다. 올해를 지나 내년까지 3~4%대 물가상승이 이어지면 연준은 버티기 힘듭니다. 이에 대해서는 헌트 PGIM CEO의 분석이 중간쯤에 있다고 봅니다. 그는 향후 2년 동안 일부 항목의 물가가 오르겠지만 디플레 요인들 때문에 2024년이 되면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평균 2%)보다 내려갈 것이라고 봤지요. 이는 2024년 전까지는 물가가 불안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디플레 요인이 있지만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죠. 우리에게 1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중단기고요.

그럼에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았습니다. 밀컨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한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가 스태그플레이션은 부풀려졌다고 했지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창업자도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는 공급난과 물가 상승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보기는 하지만 그를 제외한 전문가들도 스태그플레이션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 화상으로 행사에 참여한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의 말이 중요한데요. 그는 “반도체는 한 달 혹은 두 달, 여섯 달, 열두 달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반도체는 미국에 상당한(significant) 국가안보 사안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는 반도체 문제와 관련해서는 동맹국 정부나 기업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제 뜻대로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국가안보 즉, 죽고사는 문제가 달렸는데 삼성이나 한국 정부에서 안 된다고 하면 순순히 “그러냐?”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죠. 상황에 따라서는 더 많은 것들(증산 등)도 요구할 수 있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레이몬도 장관은 전반적인 품목의 경우 크리스마스 때 일부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죠.

추가로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더 갈 수 있다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이같은 인플레 우려에도 금리인상까지는 어쨌든 시간이 남았죠. 므누신 전 재무장관은 테이퍼링을 해도 시장의 큰 혼란은 없다고 했고 마이너드 CIO는 증시에 조정이 오겠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파월 “물가 전체적으로 목표치 훨씬 웃돌아”…“이르면 내년 3분기 말 금리인상”


이번엔 파월 의장의 새 발언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이날 국제결제은행(BIS)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는 “공급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갈 것 같다.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임금상승 압력도 마찬가지”라고 했는데요. 이어 “공급 문제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더 높은 물가상승률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테이퍼링 외에, 금리인상 문제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물론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별개라고 하지만 갈수록 쫓기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틀림 없이 우리의 수단을 쓰겠다”고 했지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테이퍼링을 앞두고 그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술 더 떠서 이르면 내년 3분기 말, 혹은 4분기 초에 기준금리 인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일단 내년 중반께 테이퍼링이 끝나니까, 그의 예상대로라면 테이퍼링 후 몇 달 내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지요. 보스틱 총재가 연준 전체를 좌우하지 않지만 분위기가 자꾸 이쪽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느낌이 싸한 것이죠.

월가 분위기도 그렇습니다. ‘신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대표는 이날 CNBC에 “적어도 내년까지는 물가상승률이 4%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블룸버그TV에 나와 “이제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와의 게임에서 뒤처졌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앞으론 인플레에 더 신경쓰면서 시장 상황 변화를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캐시 우드든, 그 누구의 말이라도 그것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단 비판적으로,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이틀 뒤의 사안도 잘못 판단하게 됩니다. ‘3분 월스트리트’도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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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뉴욕=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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