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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국보 등 대작 줄줄이···지역 미술관이 핫하네

대구미술관, 매그재단 협력 '모던라이프'

샤갈 '삶'부터 자코메티·이응노 作 전시

부산선 철학자 겸 미술가 볼탕스키 유작전

전남도립, AES+F 국내 첫 개인전 눈길

대구미술관이 프랑스 매그재단과 2년간 협력기획한 전시 '모던 라이프' 전경. 프랑스의 국보인 마르크 샤갈의 '삶'(오른쪽)과 이응노의 '무제', 알렉산더 칼더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조상인기자




“샤갈의 그림 ‘삶(La Vie)’을 마주한 순간 수년 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여행 때 갔던 매그미술관의 작품들이 생각나면서 잠시 추억에 잠겼어요. 해외여행도 못 가 답답했던 마음에 위로와 활력을 얻었습니다.”(박희영·48)

프랑스의 유명 컬렉터 애그리앙 매그는 ‘매그미술관’ 건립을 앞두고 마르크 샤갈에게 직접 그림을 의뢰했다. 화가는 폭 406㎝, 높이 296㎝의 초대형 캔버스에 아기를 품에 안은 부부와 사랑에 빠진 연인을 비롯한 음악인,무용수, 광대와 새·물고기 등을 자유롭게 그렸다. 삶이 종종 괴롭더라도 마음 만은 축제를 꿈꾸자는 기원을 담은 그림이다. 매그재단의 대표 소장품이자 프랑스 국보로 지정된 이 그림이 8개월에 걸친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의 협조 요청 끝에 정부의 별도 반출 허가를 받아 한국으로 왔다.

마르크 샤갈의 '삶' /사진제공=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대구미술관과 프랑스 매그재단이 2년 간 공동 기획해 선보인 글로벌 협업전 ‘모던 라이프’다. 자코메티,호안 미로, 장 뒤뷔페 등 매그재단의 명품 75점과 대구미술관 소장품 69점을 교차로 선보여 세계 미술사 속에서 한국 미술의 위치를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샤갈의 ‘삶’과 나란히 걸린 이응노의 작품은 흔들리는 댓잎에서 착안해 먹으로 그린 작고 무수한 인물들이 어울렁더울렁 춤추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위로는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터 칼더의 작품이 강렬한 색채로 매혹한다. 교외로 여행 나온 도시인을 그린 페르낭 레제의 ‘시골여행(La partie de campagne)’은 먹선 하나로 손잡은 사람들을 그린 서세옥의 ‘사람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미국 화가 조안 미첼의 마구 갈긴듯 인간의 내면을 끄집어내는 추상화는 숯을 통해 인간의 흔적을 보여주는 이배의 작품, 반복적으로 찍은 타원형의 점으로 평면 회화의 깊이감과 공간감을 실험했던 곽인식의 작품 사이에서 회화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대구미술관과 프랑스 매그재단이 공동기획으로 개최한 '모던라이프'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과 프랑스 매그재단이 공동기획으로 개최한 '모던라이프'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과 프랑스 매그재단이 공동기획으로 개최한 '모던라이프' 전경 /사진제공=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을 비롯해 부산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 지방 공립미술관들이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보기 힘든 대규모 국제미술전을 기획해 지역민들에게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막혀 다양한 미술 작품을 볼 기회가 적었던 데다, 최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미술품·문화재를 전시할 가칭 ‘이건희 기증관’의 건립지가 서울 송현동으로 확정된 후 “문화 향유의 불평등”을 호소했던 지역민들에게 단비 같은 전시로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미술관의 ‘모던라이프’는 지난 1개월간 2만 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전시는 내년 3월27일까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출발' /사진제공=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관장 기혜경)에서 한창인 크리스티앙 볼탕스키(1944~2021) 전시는 코로나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중인 현대인들에게 삶의 성찰과 위로의 시간을 제공한다. 철학자라 불린 미술가 볼탕스키가 직접 출품작 선정과 전시 디자인까지 도맡아 진행하던 중 지난 7월 14일 타계하면서 회고전은 유작전이 됐고,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전시가 됐다. 하얀 천들이 뒤엉켜 쌓이고 생체 신호를 상징하는 천장 LED조명이 병상과 무덤을 은유하는 최신작부터 좁은 방에 앉아 기침하며 피 토하는 인물을 형상화한 1969년 초기작 ‘기침하는 남자’까지 작가는 의연하게 죽음을 직시하며 삶의 가치를 웅변했다. 나치에서 해방된 직후 태어난 그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고 겪지도 않은 전쟁 트라우마 속에서 ‘죽음’을 경험하며 예술가가 됐다. 일찍이 지난 1997년에는 위안부 문제를 작품에서 다루기도 했다. 165개의 전구로 이뤄진 작품 ‘황혼’은 하루에 하나씩 불이 꺼져 전시가 끝나는 내년 3월27일에 암전된다. 전시를 보고 우는 관객이 많아 출구 쪽에 벤치가 따로 배치됐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기념비' /사진제공=부산시립미술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황혼'. 전시기간을 뜻하는 165개의 전구로 이뤄져 하루에 하나씩 불이 꺼지고 전시 마지막날 암전에 이르며 죽음으로 향하는 삶에 대한 철학을 보여준다. /사진제공=부산시립미술관


AES+F '뒤집힌 세상 #1'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에서는 러시아 출신 세계적 작가그룹 AES+F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 대규모로 열리고 있다. 건축,사진,그래픽아트 등 서로 다른 전공의 4명이 1995년에 결성한 팀으로, 바로크 회화 같은 명화의 도상에 현대인을 대입해 폭력을 놀이처럼 구성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최후의 반란’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세기 스페인에서 출간된 책의 삽화를 차용해 사람이 당나귀를 업고 가고, 돼지가 정육점 주인을 도살하는 등 사회 구조를 뒤집는 ‘거꾸로 세상’ 연작, 고딕 건축 양식에서 볼 수 있는 괴물 가고일과 르네상스 그림 속 아기천사를 합친 ‘천사-악마’ 조각 등을 선보이는 전시로, 그림 속 숨은 이야기를 찾아 읽고 곱씹기 좋아하는 관객들이 더욱 즐길 수 있.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를 베이징 배경으로 제작한 ‘투란도트 2070’은 아시아 최초로 공개됐다. 초대형 스크린 7개가 관람객을 에워싸 초현실적 분위기를 경험하게 한다. 12월26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아시아최초로 선보인 AES+F의 ‘투란도트2070’ /사진=조상인기자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아시아최초로 선보인 AES+F의 ‘투란도트2070’ /사진=조상인기자


AES+F '천사-악마 #2' /사진제공=전남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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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대구·광양=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친절한 금자씨는 예쁜 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미술은 날 세운 풍자와 노골적인 패러디가 난무합니다. 위작 논란도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착한미술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으로 쏘다니며 팔자 좋은 기자. 미술, 문화재 전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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