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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김형철의 철학경영] 모르면 묻기를 주저하지 마라

김형철 전 연세대 교수

<161> 리더는 모르는 사람이다

조직이 나태해지고 있다고 느낀다면

신입이 보는 시각서 문제점 파악해야

리더라고 모든 내부사정 다 알 수 없어

주변에 끊임없이 묻는 게 혁신의 시작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안다. 문제는 모르면서도 다 물어보지 않는 데 있다. 얼마 전 “아빠 나 아이폰 액정이 깨졌어. 지금 빨리 보험 처리해야 돼. 아빠 이름으로 보험가입서 하나 빨리 작성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고나서 필자는 적지 않은 돈을 보이스피싱당했다. 나중에 스스로 생각해봐도 어처구니 없었다. 왜 순순히 소중한 개인 정보를 다 주었을까. 이유는 첫째, 그 문자가 오기 얼마 전에 아들이 실제로 아이폰 액정을 깨먹었다. 아들에게 “그거 빨리 갈아라”라고 말했다. 그래도 안 간다. 그게 몹시 못마땅하던 터였다. 둘째, 사고가 난 뒤에 보험을 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즉 부당한 이익을 볼 수 있는 편법이 있을지 모른다는 탐욕을 가진 것이다.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있었다. 간단하다. 아들한테 전화를 해서 “네가 보낸 SNS냐?”라고 한 번만 물어봤으면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빤해 보이는 것도 물어보라.



조직이 나태해지고 있다고 느끼는 리더는 어떻게 혁신을 감행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조직 혁신이라면 거창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청소도 대청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깨끗하게 하는 청소도 있다. 개혁이라고 항상 대대적일 필요는 없다.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새로 들어온 신입 직원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네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것 3개만 지적해서 6장짜리 미니 보고서를 써내라. 예를 들면 ‘여기서는 도대체 왜 저런 식으로 일을 하고 있을까’라고 생각되는 것 말이다.” 마감은 입사한 지 1달 내에. 그 이상 시간이 지나면 그 신입도 분위기에 적응해서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기 전에 신선한 시각으로 바라본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라고 당부해야 한다. 모를 것 같은 사람에게도 물어보라.

한 해군 함장은 평소 이렇게 장담했다. “저는 제 배에 타고 있으면서도 대한민국 해군 함정들이 대체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간단합니다. 다른 배에서 근무하다가 오는 병사에게 묻습니다. 이전 배에서 좋았던 일이 무엇인가, 싫었던 일이 무엇인가. 자네가 함장이라면 어떻게 개선했겠는가, 그리고 자기 배에서 다른 배로 옮아가는 병사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모르면서 혼자 낑낑대지 말고 물어보면 해결책이 나온다. 리더는 입사 면접만 하는 것이 아니라 ‘퇴사 면접’도 꼭 해야 한다. 알 만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물어보라.



신문팔이 소년이 한 명 있었다. 중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등록금을 스스로 벌어야 했다. 집안이 불우해 생활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신문을 팔다가 주인에게 들키면 쫓겨나기 일쑤였다. 나중에 성공해서 미디어 제국의 회장이 된다. 기자가 묻는다. “식당에서 쫓겨날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네, 저는 제 자신에게 3가지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첫째, 내가 현재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질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라.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는 조직 내의 모든 일을 다 알 수가 없다. 교사도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 수는 없다. 부모도 자식의 생각을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다. 리더는 모르는 사람이다. 모르는 사람은 물어봐야 한다. 주변 사람들과 자신에게 물어보라.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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