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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원전·가스 친환경 분류 '깜짝 통과'… "신규 투자 물꼬"





친환경 투자의 기준이 되는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원전과 천연가스를 포함하는 방안이 6일(현지 시간) 유럽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간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원전과 가스를 친환경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과 ‘온실가스와 폐기물을 배출해 친환경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만큼 이번 통과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에너지 위기에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원전·가스 확대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럽의회는 택소노미에 원전과 가스를 포함하는 규정안 대한 표결 결과 전체 639명 가운데 328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반대는 278명이었다. 33명은 기권했다. 이로서 반대표가 부결 기준(353표)에 미치지 못해 규정안은 의회 문턱을 넘게 됐다. 규정안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앞서 올 2월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원전과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하기로 하는 규정안을 발의했고, 이에 대한 표결이 이날 이뤄진 것이다.

그간 EU 회원국들은 원전·가스의 택소노미 포함을 두고 상당한 분열을 겪어 왔다. 독일 등 EU 내 부국들은 온실가스와 폐기물을 배출하는 천연가스·원전을 택소노미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EU 후진국들은 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가 막힐 경우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맞서왔다.



지난달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와 환경보건식품안전위원회가 합동 회의를 열고 원전과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해선 안 된다는 결의안을 찬성 76표와 반대 62표, 기권 4표로 채택하며 EU 집행위 결정을 뒤집은 것도 이 같은 갈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특히 유럽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제한하면서 유럽에서는 에너지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EU ‘맹주’인 독일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비용이 껑충 뛰면서 지난 5월 31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에 대한 신규 투자가 막힌다면 에너지 수급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프랑스와 영국은 러시아 가스의 대안으로 원전 확대를 천명한 만큼 원전이 택소노미에서 빠진다면 신규 원전 사업 등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들이 이번 결정에 녹아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은 원전과 천연가스 산업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가스의 택소노미 포함에 반대해 온 독일 측은 “원전과 천연가스의 택소노미 포함은 정치적 측면뿐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논쟁의 대상”이라며 이번 결정에 여전히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 정부는 이 규정안이 법제화될 경우 EU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으며, 덴마크와 다른 회원국들은 탄소를 배출하는 가스를 녹색으로 분류할 경우 EU의 기후변화 대항 의지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원자력에 의존하는 프랑스와 석탄에 크게 의존하는 폴란드는 이번 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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